조국 바다 지키는 '일기당천 수호자' 다산정약용함 진수
K-조선 '방산 4대 강국' 견인 원천…‘전술국가' 아닌 '전략국가' 발돋움
함대지탄도미사일·장거리함대공미사일 탑재…해상 기반 3축 체계 핵심
2025-09-17 17:40:41 2025-09-17 18:25:54
안규백 국방부 장관 배우자 심혜정 여사가 17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열린 다산정약용함 진수식에서 진수줄을 절단하고 있다. (사진=해군)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해군의 두 번째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다산정약용함'(8200톤급·DDG-Ⅱ)이 17일 진수했습니다. 진수란 배를 완성해 처음 물에 띄우는 일을 말합니다. 전통적으로 해군은 새 함정이 태어났다는 의미로 성대한 의식을 치릅니다. 이 의식은 여성이 주관합니다. 주관하는 여성은 '대모'라고 부릅니다. 진수식에서 대모가 손도끼로 진수줄을 절단하는 것은 갓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비교할 건 아니지만 지난 5월21일 함경북도 청진시 청진조선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관한 5000톤급 구축함 강건호 진수식에서는 보기 드물게 진수하던 강건호가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이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진행한 이날 진수식에는 주빈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배우자 심혜정 여사,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방극철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 방산업계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해 새 함정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배우자 심혜정 여사,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등 주요 인사들이 17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열린 다산정약용함 진수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이 자리에서 안 장관은 "다산정약용함을 마주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마치 거대한 바다의 수호자가 눈앞에 우뚝 선 듯, 장엄하고도 자랑스럽다"며 축사를 시작했습니다. 
 
안 장관은 "두 번째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인 '다산정약용함'을 진수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의 첨단 과학기술력과 조국 해양 수호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쾌거"라며 "이제 대한민국이 '전술국가'가 아닌 '전략국가'로 발돋움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장관은 "전술국가는 모든 기술을 수입해서 만들지만, 전략국가는 기술을 생산하는 생산 국가"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안 장관은 "오늘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강한 해군, 대양해군은 바로 전략국가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안 장관은 "오늘 진수하는 다산정약용함은 정약용 선생의 실용과 개혁 정신, 그리고 애민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과 동행하며,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대양해군'을 건설하겠다는 굳건한 의지의 징표"라며 "다산정약용함은 최첨단 무기를 두루 갖추고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 '일기당천(一騎當千·한 사람의 기병이 1000명을 상대한다)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이어 안 장관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K-조선은 우리 해양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방산 4대 강국'을 견인할 국방력의 원천이자 국가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안 장관의 축사에 이어 심 여사가 진수줄을 절단하며 다산정약용함의 탄생을 알렸고 다산정약용함이 거치된 드라이 도크에는 서서히 동해 바닷물이 들어찼습니다. 
 
다산정약용함의 진수를 축하하는 축포가 함수에서 터지고 있다. (사진=해군)
 
다산정약용함은 같은급의 정조대왕함과 함께 해군이 보유한 수상함 중 가장 강력한 전투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력화되면 해양 기반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이자 해군 기동함대의 주축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다산정약용함은 길이 170m, 폭 21m이고, 운항은 할 수 있지만 화물 등을 적재하지 않은(자동차로 치면 공차중량에 해당) 경하톤수는 약 8200톤으로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 비해 크기가 커지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스텔스 성능도 강화되는 등 전반적인 전투 능력이 더욱 향상됐습니다. 
 
최신 이지스 전투 체계를 탑재해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 추적 능력이 향상됐고, 향후 함대지탄도미사일(현무4-2)과 장거리함대공미사일(SM-3)을 탑재해 주요 전략 표적에 대한 원거리 타격과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까지 갖추게 됩니다. 
 
아울러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를 탑재해 잠수함과 어뢰 등 수중 위협에 대한 탐지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장거리대잠어뢰와 경어뢰를 활용한 대잠공격이 가능하며, 최근 도입한 MH-60R(시호크) 해상작전헬기를 탑재해 더욱 강력한 대잠작전 능력을 보유할 예정입니다. 
 
다산정약용함 주요 무장과 장비 배치도. (사진=해군)
 
추진 체계는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 장착된 가스터빈 엔진 4대에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체계(HED·Hybrid Electric Drive) 2대가 추가로 탑재됐습니다. 이를 통해 항해 중 연료 소모를 절감해 경제적인 기동이 가능해졌고, 함정의 수중 방사 소음이 줄어 생존성이 높아졌습니다. 
 
다산정약용함은 시운전을 거쳐 내년 말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고 기동함대사령부에 배치됩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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