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곡점에서 한국 수소경제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인공광합성 기반 청정수소 기술은 산업 현장 위기를 해소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정부의 마중물과 민간 주도로 수소경제 실현 로드맵이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16일 김동아·모경종 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와 BK21사업단 공동 주관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미 기술 협력과 수소경제: 인공광합성 수소의 산업화 전략' 세미나에는 에너지경제연구원, NX Fuels, IVWorks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술과 정책이 결합된 수소경제의 미래를 논의했습니다.
16일 국회의원회관 열린 '한미 기술 협력과 수소경제: 인공광합성 수소의 산업화 전략' 세미나가 열렸다. (왼쪽부터)노영균 IVWorks 대표, 김재경 에너지경재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일 연세대 교수,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인 안호영 민주당 의원, 김동아 민주당 의원, 최세민 NX Fuels CEO, 김정환 연세대 교수. (사진=뉴스토마토)
"수소산업 컨트롤타워 부재…산업 붕괴 위험"
문일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국내 수소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짚었습니다. 문 교수는 "대한민국은 세계 최대의 수소차와 액화수소 생산국이지만 산업 전반이 적자 구조에 빠져 있다"며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로 정책 일관성이 결여되고, 산업 기반마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수소가 재생에너지 한계를 보완하는 필수 에너지 캐리어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정부와 정치권이 전문성을 높이고 실질적인 제도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배관 재활용, 독일·호주의 그린수소 거래, 칠레의 대형 프로젝트 등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도 종합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문 교수는 "한국도 장기 전략과 일관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일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가 16일 국내 수소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전기를 거치지 않는 수소 생산, 2030년 ㎏당 1.67달러 단가 목표"
수소 경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신기술에 주목할 필요성도 강조됐습니다. NX Fuels는 태양광 기반 인공광합성으로 기존 수소 생산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요.
최세민 NX Fuels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철강, 화학, 해운 등 탈탄소가 어려운 산업 부문을 해결할 핵심 기술이 바로 인공광합성 기반 청정수소"라며 "이 기술은 전기를 거치지 않고 태양광만으로 직접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NX Fuels가 개발한 기술을 통해 수소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점도 내세웠습니다. InGaN·GaN 나노와이어 촉매 기반 단일 공정 기술로 수소 생산을 기존 전기분해 방식보다 10배 이상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최세민 CEO는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수소 생산 단가를 ㎏당 1.67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이는 국제 경쟁력 확보는 물론 한국형 청정수소 인증제 1등급을 충족할 수 있는 혁신적 해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00W~1㎾급 모듈 실증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관련 특허 8건을 이미 출원했다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태양과 물로부터 그린분자연료와 화학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기술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과 개도국 에너지 독립에 기여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최세민 NX Fuels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16일 태양광 기반 인공광합성으로 기존 수소 생산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기술과 정책의 결합이 미래를 연다"
차세대 에너지로 불리는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정환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이산화탄소 농도는 424ppm에 이르렀고,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청정수소 전환이 불가피한 모습"이라며 "효율이 경쟁력을, 가격이 시장을, 정책이 속도를 결정한다”며 연구개발(R&D) 투자, 재생에너지 확충, 예측 가능한 인센티브 정책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인공광합성 기반 청정수소 기술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반도체·나노 소재 산업과 결합해 세계 시장의 표준을 주도할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혁신 기술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치권 역할이 중요한데, 제도적 뒷받침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청정수소 인증제의 개선, 실증과 안전인증 지원 강화 등 실질적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청정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과 실질적인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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