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희화화·색깔론'에…급기야 '비공개 국감
법사위, '대법원' 두고 공방…국힘, 국감장 이탈
과방위, 김우영·박정훈 '막말'…정책 검증 '멈춤'
2025-10-16 16:56:43 2025-10-16 17:55:27
[뉴스토마토 박주용·이효진 기자] 올해 국정감사 초반부터 민생은 사라지고 정쟁만 남았습니다. 조롱과 희화화에 때아닌 색깔론마저 나왔습니다. 정책 검증은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정회와 개회를 반복하다 제1야당 의원들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욕설과 막말이 오가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초유의 비공개 국감을 진행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법사위, 여야 대립에 정회 반복
 
국회 법사위의 감사원 국감이 16일 이날 오전 시작 20여분 만에 파행했습니다. 감사원에 대한 질의를 시작도 못 한 채 중단된 겁니다.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의원들은 전날 대법원에서 진행한 현장 국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재판 기록에 대한 열람을 시도하지 않았는데도 국민의힘이 허위 사실을 퍼뜨린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저희가 대법관들의 재판 기록 PC를 보러 다녔다'고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이렇게 허위 사실을 말하고 다니시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긴급 회의를 소집한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 위원장에게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달라"며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추 위원장은 "현장 국감에 보이콧한 국민의힘에 의사진행 발언을 주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정회 후 약 1시간 만에 재개된 국감에서도 여야 공방은 계속됐습니다. 추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계속해서 발언 기회를 주지 않자,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진행은 집안 가족회의에 가서 하시라"며 "경우도 없고, 예의도 없고, 품격도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오후 국감에서도 의사진행 발언을 놓고 추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 간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얻은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일어서서 마이크를 들고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발언 기회를 주면 안 된다"며 "기본적으로 인성이 안돼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분위기가 과열되자 추 위원장은 또다시 감사 중지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재개된 국감에서도 추 위원장이 발언을 허용하지 않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감장을 떠났습니다. 
 
법사위는 국감 첫날부터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최 의원이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과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 모습을 섞은 '조요토미 희대요시' 사진을 들고 나와 조롱 논란이 일었습니다. 비난 여론이 형성되자 여권에서도 "본질에서 벗어났다"며 질책이 나왔습니다. 
 
상호 존중 없는 모습으로 실망감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지난 14일 국감에선 법사위 소속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질의에 끼어든 신 의원에게 "조용히 해"라고 소리쳤습니다. 신 의원이 "왜 자꾸 반말을 하냐"고 따지자 박 의원은 "나는 원래 너한테 말 내렸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권 등과 관련 여야 언쟁이 이어지자 추미애 위원장이 감사 중지를 선포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욕설·막말에 국감 정상 운영 '무리'
 
급기야 국정감사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날 국회 과방위 국감에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욕설한 부분에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김우영 의원에겐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 의원이 상임위에서 제 번호를 공개한 건 면책특권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일부러 번호를 공개해서 '개딸(개혁의 딸)'들에게 표적이 되게 했다. 본인이 심각하게 반성해야 하고 그런 거에 대해 위원장이 아무런 조치를 안 했는데 정말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의원의 공방은 지난 14일 박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김일성 추종 단체인 경기동부연합과 연관이 있다"고 밝힌 데서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은 "때아닌 색깔론"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이어진 과방위 국감에서 김 의원이 한 달 전 문자를 꺼내 박 의원을 저격한 것입니다. 
 
박 의원의 사과 거부로 2차전에 불이 붙자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잠깐 번호가 비쳤는데 박정훈은 사인이 아니고 공인이다. 자기가 명함 파서 전화번호를 유권자들한테 알리는데 국민의 알권리가 있다"라고 받아쳤습니다. 이후에도 두 의원은 신경전을 이어갔고, 여야 의원들이 합세해 고성과 막말이 오갔습니다. 
 
과방위 국감 첫날부터 이어진 신경전의 끝은 파행이었습니다. 이날 국감은 개시 41분 만에 중지됐습니다. 오후에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의사진행이 힘들어지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기자들을 강제로 퇴장시키고 비공개 국감을 진행했습니다. 재개 20여분 만의 파행입니다. 
 
문제는 국감이 약 2주 남았지만 곳곳이 화약고라는 점입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오는 23일 서울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의도입니다. 국민의힘은 맞불로 지지환 영등포경찰서장 등을 증인으로 추가했습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사태를 집중 조명할 계획입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 증인 채택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실장에 대한 법사위 추가 증인 채택을 요구해 여야 갈등이 더욱 심해질 전망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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