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알박기 인사 사퇴하라" 압박에도…'유철환·김형석' 모르쇠
"거취 결정해야"…여, '자진 사퇴' 촉구
국힘, 권오을 보훈부 장관 '집중포화'
경북지사 출마 묻기도…권, 불출마 시사
2025-10-16 17:56:03 2025-10-16 18:50:03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셌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유 위원장의 근무 태만과 김 관장의 왜곡된 역사 인식을 지적하며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사퇴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북한이 주적이냐 아니냐"를 물으며 '사상 검증'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거듭 사퇴 요구에도…유철환 "생각 없다"
 
16일 국회 정무위가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실시한 국가보훈부, 국민권익위원회, 독립기념관 등에 대한 국감에서는 유 위원장과 김 관장을 향한 집중포화가 이뤄졌습니다. 
 
유 위원장은 김건희씨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종결 처리하는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을 받고 있습니다. 김 관장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우리나라의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들을 전 정권의 주요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의 자진 사퇴를 요구해왔습니다. 
 
이날 국감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사퇴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2023년도와 2024년도 권익위 자체 청렴도 평가를 보니 80.3점에서 69.6점으로 10.7점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면서 "이 정도 나오면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며 유 위원장의 자진 사퇴 필요성을 거론했습니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도 "어느 공동체, 어느 조직이든 리더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권익위 분들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통 크게 결단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습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이 권익위 직원들에 대한 외압 행사 여부 등을 추궁하며 사퇴 용의를 묻자, 유 위원장은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김 관장에게 역사 인식 문제를 언급하며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곧바로 물었습니다. 이에 김 관장은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민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독립 정신을 지키고 국민 통합에 기여하는 기관의 책임과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당 김용만 의원은 김 관장에게 "독립기념관의 구성원들이 일하기 어렵다고 얘기한 것도 왜곡됐다고 하고, 광복 80주년 사업에 뭐가 배제됐는지 알지도 못한다"며 "사상도 태도도 실적도 전부 엉망"이라고 질책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퇴도 안 하겠다고 한다"며 "(어차피) 임기를 못 채우고 나갈 거니까 사퇴하지 말라"고 다그쳤습니다.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국민권익위원회, 독립기념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유철환 권익위원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적이 누구냐"…국힘, '보수→진보' 권오을 저격
 
국민의힘 의원들은 권 장관을 타깃으로 화력을 집중했습니다. 권 장관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나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습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권 장관에게 "북한에 관해서 주적이다, 아니다, 애매하다 중 어디냐"며 입장을 물었습니다. 권 장관이 즉답을 피하자 추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을 주적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라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꺼내며 재차 북한이 주적인지 아닌지를 물었습니다. 
 
권 장관은 "남북 대치 상황에서 북한은 분명히 우리에게 위협적인 정치 세력이고 국가임은 맞다"면서도 "'주적이다 아니다'라는 표현은 이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추 의원이 권 장관의 애매모호한 답을 지적하며 거듭 주적 여부를 묻는 것을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들기 시작했고, 이에 한 민주당 의원이 "내란 세력"이라고 외치며 여야가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추 의원이 물었을 때 권 장관은 결론적으로 답변을 회피했다"며 "민주당의 국가보훈부 장관 여부를 떠나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아픈 상처를 남기고, 지금도 앞으로도 가장 안보의 위협적인 존재는 북한이라는 데 대해서 태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권 장관의 경북도지사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의 모든 동선이나 행태를 보면 마음이 세종청사가 아닌 경북도청에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많다"며 "도지사를 나갈 거면 내년 초까지 사퇴해야 한다. (정무위도) 청문회를 준비해야 하니 도지사를 나갈 건지 아닌지 정확하게 말해달라"고 재촉했습니다. 
 
권 장관은 "청문회를 준비 안 해도 된다"며 불출마 의사 밝혔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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