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잠수함 발주 러시…K-방산 미래 먹거리 ‘부상’
노후 잠수함 교체·해양 안보 중요성 ↑
유럽·북미·동남아, 잇따라 잠수함 발주
잠수함 시장 규모, 5년 후 47조로 성장
2025-10-24 14:47:45 2025-10-24 15:04:5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글로벌 해양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잠수함 시장이 국내 방산업계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군비 증강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 해군이 노후 잠수함 교체에 나서면서 국내 방산업계는 우수한 기술력과 납기 준수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 ‘장영실함’. (사진=뉴시스)
 
최근 글로벌 잠수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남중국해, 러시아의 북극해 등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각국 해군의 노후 잠수함 교체와 해저 전략 자산 확보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는 “세계 잠수함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263억9000만달러(약 37조원)에서 2030년 약 323억7000만달러(약 46조5000억원)로 성장하며, 연평균 약 4.17%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유럽과 북미, 동남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잠수함 발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러시아 해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34년까지 최대 4척의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는 약 8조원(약 60억달러) 규모의 ‘오르카(Orka)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구소련제 킬로급 잠수함 1척만 운용 중인 폴란드는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속하게 함정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납기 준수 능력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폴란드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캐나다는 1998년 영국에서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교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3000톤급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는 ‘캐나다 잠수함 조달 사업(CPSP)’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잠수함 건조비만 20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며 30년간 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총 규모가 6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원팀’을 구성해 수주를 추진 중이며, 독일 티센크루프와 최종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납기일을 중시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14급 디젤잠수함 '윤봉길함'. (사진=뉴시스)
 
그리스에서는 지난 7월 해군 현대화를 위해 약 46조원에 달하는 잠수함 프로젝트 ‘아킬레우스의 방패’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형 잠수함 4척 조달을 통해 1970년대 건조된 글라우코스(Glavkos)급과 포세이돈(Poseidon)급 함정을 대체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2010년부터 운용 중인 ‘파파니콜리스급’(214HN형) 잠수함 4척의 성능 개량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동남아에서도 잠수함 발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해군에 함정을 수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리핀 정부가 추진 중인 중형급 잠수함 2척 도입 사업(약 2조원 규모)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한 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호라이즌’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HD현대중공업은 이 가운데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OPV) 6척 등 총 10척을 수주하며 안정적인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타국 조선소들의 생산 여력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납기 준수 역량을 갖춘 국내 방산업계가 이번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국가는 독일·일본·한국 등 소수에 불과하며, 타국 조선소들은 이미 수주 물량이 포화돼 신규 프로젝트를 소화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내 방산업계는 이번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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