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10만전자’에만 관심? 삼성그룹ETF 볼 때
삼성전자 독주…시장 밑돈 삼성 주식 ‘수두룩’
삼성 지배구조 개편 진행 중… 예측 어려워 삼성ETF가 대안
2025-10-24 06:00:00 2025-10-24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삼성전자가 10만원 문턱까지 내달리자 시장의 대표 선수 삼성전자가 과연 ‘사천피’의 문을 열어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비하면 다른 삼성그룹 상장사들은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젠 덜 오른 다른 삼성 주식으로 관심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완성을 위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삼성그룹 상장지수펀드(ETF)를 긴 안목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 독주…내년엔 다른 삼성도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13% 하락한 9만65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10만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입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에 맞춰 다수의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내년을 긍정적으로 분석, 목표가를 상향한 보고서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앞에서 이끌어줄 경우 코스피 또한 그 힘을 빌려 머지않아 4000선 돌파는 물론 5000선에 도전할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가 힘을 쓸 땐 다른 삼성 상장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삼성전기, 삼성SDI처럼 삼성전자와 직접 거래하는 기업들은 물론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지분 관계로 묶여 삼성전자에게서 반사이익을 얻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관계사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가 코스피 성과(60.27%)를 뛰어넘는 행보(81.39%)를 보인 것과 달리 시장을 밑도는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삼성전자 외 다른 삼성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납품 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경우엔 일종의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고, 지분 관계의 기업들은 주가에 반영되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삼성그룹 전체가 아직 거버넌스 이슈 즉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여서 시간을 두고 조금씩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을 진행 중인데요. 오는 31일을 기준일로 사업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주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로 분할할 예정입니다. 분할 비율은 대략 0.651(삼성바이오로직스) 대 0.349(삼성바이오에피스홀딩스)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분할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했지만, 추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 등 다른 누군가가 가져와야 끝나는 일이기에 그 과정에서 몇 차례의 분할과 합병이 이어질 것이란 추정은 가능합니다. 이번 분할이 일련의 과정과 무관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삼성이 구상하는 그림을 일반인들이 예측할 수는 없기에 삼성그룹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 삼성 거버넌스 개편에 투자하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적합한 종목이 삼성그룹 ETF입니다. 
 

(표=뉴스토마토)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유일하게 시장성과 초과 
 
현재 삼성그룹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2008년 5월 처음 등장한 KODEX삼성그룹을 필두로 6종이 상장돼 거래 중입니다. KODEX삼성그룹 ETF는 삼성 주식들을 시가총액 비중 순으로 편입해 운용합니다. 전체 증시에서 삼성 이름이 붙은 종목만 골라 투자하는 셈입니다. 호텔신라와 제일기획을 포함해 15개 종목입니다. 
 
올해 수익률은 57.21%에 달하지만 코스피보다는 뒤진 성적입니다. 주가 상승이 삼성전자로 집중된 까닭입니다. 
 
성과만 본다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이 월등한데요. 같은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데도 유일하게 코스피 성과를 뛰어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ETF가 단순한 시총이 아닌 펀더멘털 즉 기업가치를 반영한 덕분입니다.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의 기초지수는 에프앤가이드가 산출하는 MKF SAMs FW(펀더먼털 가중)지수입니다. 시총이 아닌 매출액, 순자산, 현금흐름, 배당금 등 기업의 내재가치를 반영해 종목 비중을 정하는 지수입니다. 매출이야 삼성전자를 넘기 어렵지만 업황에 따라 이익, 현금흐름, 배당 등은 삼성전자보다 나은 경우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결과 편입 종목 상위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화재 등이 올라 있습니다. 코스피 시총 4위 종목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도 안 되는 비중으로 11위에 있습니다. 
 
KODEX 삼성그룹밸류 또한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점은 닮았지만 구성 종목과 비중엔 차이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30% 안팎으로 비슷한데 그다음 삼성물산부터 비중이 한 자리로 뚝 떨어집니다. 대신 하위 종목들의 비중은 조금 더 높아집니다. 
 
삼성그룹 ETF 중에서도 남다른 종목은 ACE 삼성그룹동일비중입니다. 15개 삼성 주식을 동일비중으로 편입 산출한 지수를 추종합니다. 물론 주가 변동으로 비중은 더 많아지고 줄었지만 리밸런싱 시기에 재조정될 전망입니다. 
 
그 결과 6종의 삼성그룹 ETF 중 현재 유일하게 투자 1위가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종목입니다. 현재 삼성SDI가 삼성전자 비중보다 조금 더 많은 상황입니다. 이런 포트폴리오는 삼성전자가 독주하는 증시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채권을 함께 편입한 RISE 삼성그룹TOP3채권혼합을 제외할 경우 올해 수익률이 가장 낮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점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삼성주들이 후발 주자로 힘을 쓸 경우 다른 삼성그룹 ETF들보다 좋은 성과를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삼성이 어떤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지 예측할 수 없기에 동일비중으로 투자하는 이 상품이 오히려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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