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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은 사람 장사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증권업은 개인의 업무 역량이 회사의 성패를 좌우한다.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사업 구조 개편과 신시장 발굴 등 업계 전반에서 변화의 흐름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증권업계의 인력 구조 변화와 그 배경을 살펴보고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전망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대신증권(003540)의 기업금융(IB) 역량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대신증권은 올해 2월부터 공석이던 신디케이트 조직 수장을 영입했다. 이에 따라 채권과 주식발행부터 기업 자금 조달과 기관 대상 상품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 업무 담당 인사 구성이 완료됐다.
'기업금융' 도약…신디케이트 조직으로 완성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한지섭 상무를 신디케이션 담당으로 영입했다. 한 담당은 한국투자증권에서 2019년부터 신디케이션 조직인 FI금융부의 부서장으로 재직한 전문가다. 한 담당 영입으로 대신증권은 IB부문 산하에는 총 5명의 담당 임원이 구성됐다.
(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은 현재 IB부문장인 박성준 전무와 I부문장 이현규 전무가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이어 산하에는 IPO담당 나유석 전무, 기업금융1담당 박석원 상무, 기업금융2담당 김명국 상무, M&A·인수금융 담당 이중헌 상무가 있다.
이번 한 담당 영입은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 인가 이후 추진하는 기업금융 역량 확대와 조직 개편의 마침표로 평가된다. 대신증권은 올해 2월 신디케이트 업무 조직을 구성했지만, 한 동안 조직을 이끌 수장 영입에는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증권업에서 신디케이트 업무는 증권사가 발행하는 상품을 투자사에 판매하는 업무다. 해당 조직은 채권이나 주식을 발행하기 전 투자자를 모으고, 발행 조건을 투자자에 설명해 판매한다.
증권사는 상품, 특히 채권을 인수하고 셀다운해 판매하고 투자사와 지속적인 소통을 해야 한다. 신디케이트 업무는 이 과정에서 채권의 위험도과 금리 변화에 따른 채권 평가손익을 관리해 인수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하기에 신뢰도가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대신증권은 채권 주관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채권 주관규모만 해도 올해 9월까지 1조579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록한 1조1490억원보다 5.% 높은 수치다. 하지만 채권 셀다운 역량에 있어서는 그간 상대적으로 부족하단 평가를 받았다.
부동산금융으로 한계…성장전략 변화 필요
대신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사명과 경영권이 바뀌지 않고 유지된 몇 안 되는 증권사 중 하나다. 1975년 대신증권으로 사명이 정해진 이래 양재봉 전 회장, 양회문 전 회장, 현재 양홍석 부회장까지 기업 승계와 경영을 안정적으로 이어왔다.
故 양재봉 대신증권 창업주 (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은 설립 이후 주로 개인 투자자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주식중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94년 국내 최초로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 서비스를 선보였고 1997년엔 DOS 기반 홈프레이딩시스템(HTS) ‘사이보스’를 개발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후발증권사였던
미래에셋증권(037620)과 한국투자증권(당시 동원증권), 현대그룹의 계열사였던 현대증권에 기업 금융부문에서 밀리며 순위 역전을 허용해야 했다. 물론 안정적인 사업운영으로 IMF외환위기나 서브프라임모지기 사태에도 흔들리지 않았지만, 대형 증권사로서의 도약은 요원했다.
대신증권도 이를 의식해 2010년대부터 당시 성장세가 돋보이던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사세확대를 꾀했다. 자회사인 대신저축은행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신을 취급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엔 동산 부실채권(NPL)을 관리하는 우리에프앤아이(현 대신에프앤아이)를 인수했다.
하지만 부동산금융을 통한 사세 확대는 고금리 시기에 접어들자 한계를 맞았다.
대신증권이 올해 상반기까지 적립한 충당금은 1739억원으로 작년 말 877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작년 하반기 금융당국이 추진한 부동산 자산 건전성 평가 기준 강화의 여파 때문이다.
같은 기간 신용공여성 채무보증 잔액은 3조55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96% 수준까지 치솟았었다.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도 10.6%로 작년 말 5.8%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0년대까지 성장을 뒷받침해온 부동산금융을 넘은 성장 전략 변화가 절실해진 이유다.
발행어음 통한 자금조달 확대…"자금조달 솔루션 제공할 것"
대신증권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10번째 종투사 인가를 받았다. 발행어음을 통한 조달 자금 확대를 노렸다. 대신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기업금융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까지도 이어온 IB 인재 영입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다만 아직 타 증권사와 경쟁 우위를 갖추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발행어음 인가 초대형IB 진출까지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금융당국이 연내까지 심사를 거쳐 발행어음 인가 초대형IB를 선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자기자본도 늘려야 한다. 대신증권의 지난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3조7033억원 수준으로 금융당국이 올해 제시한 '자기자본 4조'란 요건을 2년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은 한 동안 기존 초대형IB 증권사와 더불어 신규 초대형IB 증권사와도 경쟁야 한다.
다만 최근 증시 호황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은 호조세를 이었다. 상반기까지 당기순이익은 1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4.76% 증가했다. 자본 확충도 계속돼 사모 방식 115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대신증권의 조직 확대는 초대형IB 진출까지 필요한 시간을 얼마나 줄이고 사업 비교우위를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대신증권은 확대된 조직을 바탕으로 이를 풀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종투사 인가 이후 기업금융 역량 확대를 위해 조직 확대와 더불어 인재영입을 진행했다”라며 "확대된 조직을 활용해 IPO부터 유상증자, 채권발행, 인수금융까지 기업금융 전반에 걸쳐 자금 조달 솔루션을 제공할 거듭나겠다"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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