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대통령 국정 지지율, 50% 이상을 지켜라
2025-10-30 06:00:00 2025-10-30 06:00:00
참여정부 대통령실 여론조사 행정관으로 일했다. 매달 2~3회 실시하는 자체 정량·정성 조사를 통해 국정 지지율을 점검하고 관리했다. 지지율은 참여정부 임기 내내 대통령을 힘들게 했던 사안 중 하나였다. 역대 정부마다 ‘당장 지지율로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원론적 대응을 하지만, 신경 쓰이지 않을 리 없고, 신경 쓰지 않아서도 안 된다. 
 
국정 지지율은 단순한 여론조사 수치가 아니다. 국가 활동 에너지를 측정하는 ‘국정 심박수’이자 국민 신뢰를 가늠하는 ‘민심 체온계’다. 지지율이 높을 때 국정은 힘을 얻고 정책이 추진력을 갖지만, 반대로 낮아지면 정부 메시지는 설득력을 잃는다. 지지율 등락 영향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국민 삶과 직결된 정책의 수용성, 사회 안정성, 국제사회에서의 외교 관계에까지 그 파급력은 넓고 크다. 예를 들어, 낮은 국정 지지율은 정치적 불안정을 우려하는 기업 투자심리와 국가 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지지율 관리’는 국민 이익과 국가 경쟁력 관리의 또 다른 이름이다. 
 
대체로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전후가 가장 높다. 임기 초 허니문 기간이 지나면 평균적으로 우하향 그래프를 그린다. 안정적 국정 운영을 원한다면 50% 이상의 지지율 유지가 필요하다. 신호등으로 치면 파란불이다. 40% 전후라면 ‘기대 반 우려 반’의 노란불로 봐야 하고, 30%대 이하로 떨어지면 심각한 '위험 신호'인 빨간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정부가 50% 이상을 얼마나 오래 유지해가느냐는 임기 전체의 성패를 가늠하는 길라잡이가 된다. 그때가 대통령 핵심 공약을 추진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기이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임기 5년을 오롯이 경험하면서 지지율 등락 패턴을 정리한 바 있다. 이는 어느 한 정부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상승 동력은 대체로 국민 통합, 경제·민생 중심 정책, 국제 외교적 성과, 그리고 당당한 국정 리더십이 발현될 때다. 반면 하락은 대통령이 정치 갈등의 중심에 서 있을 때, 민생 회복과 경제 발전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소통이 부족할 때, 외교력 부재를 보일 때, 국가 재난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할 때 등이다. 
 
국정 지지율이 50% 아래로 한 번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등락을 거듭하기는 하지만, 임기 중반 이후 유의미한 반등 사례는 흔치 않다. 참여정부 예를 들어보면 임기 3년 차 초반, ‘선진 한국’이라는 국정 화두를 던졌을 때와 5년 차에 한미 FTA 협상 소식을 전했을 때이다. 한마디로 상대 진영이 호응하는 아젠다를 추진할 때 국민 지지는 뚜렷이 회복됐다. 
 
또한 임기 중 치러지는 총선과 지방선거 등은 당연히 국정 지지율에 영향을 받지만, 반대로 그 선거 결과가 국정 지지율 등락에 다시 영향을 주기도 한다. 문재인정부는 임기 3년 차 총선 승리로 다시 5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고, 윤석열정부의 2년 차 총선 패배는 지지율 급락과 레임덕으로까지 이어졌다. 임기 중 치러지는 모든 선거는 대통령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마련이다. 따라서 내년 치러지는 지방선거도 현 정부에게 중요 모멘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취임 5개월을 향하는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5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최대한 장기간 지속시키는 국정 운영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올 연말까지가 중요하다. 이번 주 개최되는 APEC은 총력을 기울여 성공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새 정부의 의지와 철학이 담긴 새해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국회와의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 대통령 신년 구상과 비전 발표로 민심의 기대와 희망을 높이는 것 또한 핵심 관리 과제가 되어야 한다. 
 
부동산 정책, 미국과의 관세 협상, 여야 대립과 당정 조율 등 국내외 여러 위기 현안들을 어떻게 관리해 나가느냐 역시 현 정부의 실력인 것이고, 그 능력을 보고 국민은 시시각각 예리한 평가를 할 것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바로 그 ‘민심의 성적표’다. 부디 오랜 기간 50%를 훌쩍 넘는 지지율로 대한민국을 안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이끌어주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바란다. 그것이 곧 대한민국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장훈 GR KOREA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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