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재개…K-조선 ‘조단위 수주’ 청신호
4년 만에 29조원 규모 대형 사업 재추진
HD현대·삼성중공업 6조원대 수주 전망
2025-10-29 14:39:45 2025-10-29 15:13:21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스가 200억달러(약 28조7000억원) 규모의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를 재가동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대형 수주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의 발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이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 측면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4년 인도한 LNG운반선. (사진=HD현대)
 
29일 업계에 따르면 토탈에너지스는 최근 모잠비크 정부에 현지 안전 문제로 중단됐던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불가항력(Force Majeure) 해제’ 결정을 공식 전달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2021년 이슬람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 처음입니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는 연간 1300만톤(13MTPA) 규모의 LNG를 생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초기 계획보다 약 5년 늦은 2029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 공정의 약 40%가 완료된 상태며, 주요 구매자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프랑스전력공사(EDF), 영국 셸(Shell)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가 다시 본격 추진되면서 2020년 체결 후 멈춰 있던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계약이 이행 국면에 들어설 전망입니다. HD현대삼호중공업이 9척, 삼성중공업이 8척의 인수의향서(LOI)를 확보한 상태로, 사업 정상화에 따라 본계약 이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로젝트 추진이 속도를 내면 총 6조원대의 수주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차세대 이중연료 추진엔진과 LNG 연료공급시스템(FGSS)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고부가 LNG선 중심의 수주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LNG선. (사진=삼성중공업)
 
특히 삼성중공업은 LNG선뿐 아니라 FLNG 분야에서도 추가 수주 기대가 큽니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생산·액화·저장·출하까지 한 설비에 담는 초대형 해상플랜트로, 단일 프로젝트 규모가 2~3조원대에 이르는 고부가 사업입니다. 
 
모잠비크 로부마(Rovuma) 해상 분지는 1구역(Area 1)과 4구역(Area 4)로 나뉩니다. 삼성중공업은 Area 4의 ‘Coral Sul FLNG’에서 설계·제작·설치(EPCIC) 범위를 수행하며 실적을 확보했고, 동일 지역의 ‘Coral Norte FLNG’도 예비계약 또는 본계약 협의 단계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완료 실적과 후속 협의가 맞물리며 삼성중공업의 FLNG 수주 파이프라인이 강화되는 모습입니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의 재가동은 단순한 계약 재개를 넘어 LNG 운반선 시장 전반의 공급 구조와 선가 형성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협의가 본격화될 경우, HD현대삼호중공업은 2029년 납기 LNG 운반선 가용 슬롯 14척 중 9척을, 삼성중공업은 20척 중 8척을 채우게 됩니다. 국내 주요 조선사의 2029년 납기 슬롯 중 약 4분의 1이 한꺼번에 소진되는 셈입니다. 현재 LNG선 시장에서 2029년 인도분은 고부가가치 선종 가운데에서도 가장 수요가 높은 시점으로 꼽힙니다. 
 
이 같은 슬롯 조기 소진은 향후 발주를 준비 중인 글로벌 선주사들 간의 선가 경쟁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2026년은 조선사들이 2029년 인도분 슬롯을 공식적으로 개방하는 시기인데, 일부 슬롯이 선점되면 남은 공급 여력이 줄어들어 발주 선주 간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협의가 성사된다면 HD현대삼호와 삼성중공업뿐만 아니라 한국 조선사 모두에 호재가 될 것”이라며 “LNG 운반선 수주 모멘텀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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