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세에 TV 고전…삼성·LG ‘AI·프리미엄’ 승부수
3분기 TV 출하량, 첫 5천만대 하회
삼성·LG전자, TV 부문 영업손실 기록
2025-11-04 15:11:20 2025-11-04 15:22:27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과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TV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며 전통적인 산업 경쟁우위에 위협을 받고 있는 데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저성장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자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모색하고 나선 것입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ES 2025(한국전자전) 삼성전자관에서 프로모터가 개인 맞춤형 AI 경험을 제공하는 '비전 AI 컴패니언'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4975만대로 집계됐습니다.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수준으로, 3분기 출하량이 5000만대를 하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기에는 △TV 교체 주기의 장기화 △관세 우려에 따른 선행 수요 △중국 보조금 정책의 영향력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가 17.2%로 1위를 수성했지만 중국 하이센스가 15.4%로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태입니다. TCL과 LG전자는 각각 14.9%, 11.7%로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자국 내 완성된 LCD 패널 공급체인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저가 공세에 나선 결과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도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가 올해 3분기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LG전자 TV사업 주관 MS사업본부도 30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TV 판매의 원가 부담과 중국 기업의 저가 정책,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관세 강화를 동시에 맞닥뜨리면서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입니다. 
 
LG전자의 매그니트 액티브 마이크로 LED 모습. (사진=LG전자)
 
타개책으로 내세운 것은 AI와 프리미엄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2025년형 TV와 모니터에 업계 최초로 생성형 AI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탑재했으며 지난 8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도 도입했습니다. 개인화된 맞춤형 AI 스크린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고화질, 고주사율을 갖춘 게이밍 TV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RGB TV’와 같은 프리미엄·대형 TV를 중심으로 성수기 수요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올해 3분기 MS본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까지 실시한 LG전자는 운영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입니다. 특히 광고사업 고도화, 콘텐츠 확대 등을 통한 웹(web)OS 플랫폼 사업 기반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6세대 AI알파9 프로세서를 도입한 마이크로 LED 신제품 ‘LG 매그니트 액티브 마이크로 LED’를 통해 홈 시네마 경험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가전수요가 질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를 락인(lock-in)할 수 있는 생태계 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국내 업체 TV 매출은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했던 2021~2022년을 제외하면 장기 성장률이 2% 미만으로 매우 낮다”며 “중국 업체들이 핵심 부품인 LCD 패널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국내 TV 브랜드들의 선도적 시장 지위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장기적으로 업계 수위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솔루션으로의 전환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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