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신혼 시절에 살았던 서울 변두리 아파트 단지 중앙에는 아름드리 나무와 산책로가 펼쳐져 있었다. 그곳은 새들과 곤충, 청설모 등의 보금자리였고 주민들의 안식처로도 인기가 있었다. 이제는 나무와 나무 사이에 재건축 추진 현수막이 빼곡하게 자리 잡았다.
재건축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사람도, 건물도 아니다. 나무다. 가림막이 세워지고 중장비가 들어서면 현장의 가장자리에서부터 나무가 잘려 나간다. 경제성의 논리에 따라 수십 년 아파트 주민들과 같이 호흡했던 나무는 폐기된다. 옮겨 심는 비용보다 폐기처분하는 비용이 싸다. 경제성의 논리다. 재건축 단지 안 나무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정리된다.
재건축은 도시의 숙명처럼 포장된다. 효율과 안전, 투자 같은 단어들이 정당성을 만든다. 그 논리 안에서 나무는 방해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