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진이 C형 간염 바이러스(HCV) 진단용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그 어떤 방식보다 빠른 새로운 검사를 개발했습니다. 이 고도로 정확한 진단법은 단 15분 만에 환자에게 결과를 제공하며, 이는 다른 신속 HCV 검사보다 최대 75% 빠른 속도입니다. 이러한 신속성은 환자가 진료실을 떠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데 결정적이며, 고통스럽고 비용이 많이 드는 합병증 및 사망까지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C형 간염은 만성화될 확률이 높고, 증상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쉬우며, 결국 간경변증이나 간암 같은 심각한 간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병입니다. 혈액을 통해 전파되며, 감염되면 만성 간염으로 이어져 장기간에 걸쳐 간을 손상시키고, 정상인보다 간암 발생 위험을 100배까지 높일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지난 2016년 인천국제공항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존보다 75% 빠르게 결과 제공
C형 간염 바이러스는 만성 C형 간염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이 이 질환에 걸려 있고, 주로 간경변과 간암으로 인해 매년 약 24만2000명이 사망합니다. 8~12주간의 약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싸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진단 검사의 부족으로 인해 치료율은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C형 간염 진단은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항체 검사로 환자가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는지 확인합니다. 결과가 양성일 경우, 두 번째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로 바이러스 리보핵산(RNA)의 존재 여부를 검출해 환자가 활동성 감염 상태인지 판단합니다. 대부분의 임상 환경에서는 PCR 검체 샘플을 외부 실험실로 보내야 하므로, 이로 인해 며칠에서 몇 주에 이르는 지연이 발생합니다. 이후 환자는 결과를 받기 위해 다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청(FDA)이 승인한 다른 현장진단용 C형 간염 검사법이 하나 있지만, 결과 확인까지 40~60분이 소요되어 일반적인 진료 시간보다 훨씬 깁니다.
해당 검사를 개발한 교신저자인 노스웨스턴대학교 글로벌 보건기술 혁신 센터(CIGHT) 샐리 맥폴(Sally McFall) 소장은 “환자의 진료 방문 중에 현장진단(point-of-care)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진단 검사를 개발했다. 이는 C형 간염 퇴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당일 진단 및 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맥폴은 이 검사가 우수한 분석적·임상적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2030년까지 C형 간염을 근절하겠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야심찬 목표 달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C형 간염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이미지=미국국립암연구소)
이 연구는 노스웨스턴대학교 감염병학과 교수진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졌고, 12월10일 <감염병 저널(The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에 실렸습니다. 새로운 C형 간염 바이러스(HCV) 신속 PCR 검사를 개발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DASH®(특이적 하이브리다이제이션 진단 분석기) PCR 플랫폼을 활용했습니다. 이 플랫폼은 원래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비강 면봉으로 채취한 검체에서 코로나바이러스(COVID)를 검출하기 위해 개발된 것입니다. 이 HCV 검사는 전혈 검체를 사용해 DASH 플랫폼의 유연성을 입증했습니다. 과학자들은 DASH® 분석기와 DASH® HCV 카트리지를 존스홉킨스 대학 협력 연구진에게 배송했습니다. 97개의 임상 검체를 활용해 검사의 성능을 평가한 독립적인 분석 결과 상용 플랫폼 대비 100% 일치율을 확인했습니다.
간 합병증 환자 구할 잠재력 지녀
공동저자인 노스웨스턴대학교 클라우디아 호킨스(Claudia Hawkins) 박사는 “이 검사는 진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치료 시작을 가속화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빨리 완치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미국과 전 세계 HCV 치료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진단 지연을 줄이고 검사 경로를 간소화함으로써, 치료받지 못한 C형 간염으로 인한 치명적인 간 관련 합병증으로부터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NCI), 국립생체의료영상·생체공학연구소(NIBIB),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습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