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평 기자] 모두에게 운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임에도 휠체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기술은 오히려 움직임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휠체어 전용 러닝머신을 개발한 스타트업, '캥스터즈'입니다. 이 회사는 단순 운동·보조기기를 넘어 e스포츠로 개발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19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김강 캥스터즈 대표는 "휠체어 등 보조기기 시장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처럼 보다 편하게 이동하는 모빌리티 기술 개발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그 이면에는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의 움직임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해온 측면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능동적인 주체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스스로 삶을 이끌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나아가 장애인이 재미있게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게임을 결합한 방식의 러닝머신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캥스터즈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무엇이든 시도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 뜻을 철학으로 삼아 사명으로 지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입니다. 캥스터즈가 개발한 휠체어 사용자 전용 러닝머신인 '휠리엑스'는 철학과 맞닿아 끈질기게 연구개발을 시도한 결과물입니다. 장애인들이 평소 사용하는 휠체어를 그대로 활용해 운동할 수 있는 러닝머신인데요. 1600종의 휠체어를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과정에서 도면 수정만 11번, 시제품을 8번 출시하며 범용성과 안전성을 갖췄습니다.
이에 휠리엑스는 지난 2024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즈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에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당시 선정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3곳에 불과했는데요. 캥스터즈는 한국의 대기업 두 곳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겁니다. 이와 함께 에디슨 어워즈 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휠리엑스 라인 중 '휠리엑스 플레이'는 XR게임과 결합한 것이 특징입니다. 단순 운동기구를 넘어 e스포츠로 확장한 겁니다. 해당 종목은 지난 2023년부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주관 전국장애인 e스포츠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참가자는 매 대회마다 약 30%씩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장관 대회로 격상되고, 내년에는 초·중·고 장애학생이 참가하는 대회도 개최될 예정입니다.
특히 올해는 장애인 e스포츠 선수단이 창단됐습니다. 김 대표는 "선수단 창단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이 건강을 관리하면서 일자리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장애인 의무 고용 부담을 낮추고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캥스터즈는 향후 제품 소형화와 경령화를 통해 설치와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신소재 적용을 통해 원가 절감으로 양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김 대표는 "전 세계 휠체어 사용자 운동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더 많은 창업가나 기업이 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를 개발해 캥스터즈가 주목받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까지 휠리엑스 기술 고도화와 장애인 e스포츠 대중화를 통해 장애인들이 보다 주체적인 삶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강 캥스터즈 대표. (사진=캥스터즈)
김지평 기자 j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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