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축유 스와프 전격 시행… 정유업계 ‘숨통’
정유 4사, 두 달간 2000만배럴 요청
미·아프리카 등 대체 물량 확보 총력
2026-04-01 13:46:17 2026-04-01 14:06:57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물류망 교란으로 원유 도입에 차질을 빚던 국내 정유업계가 정부 ‘비축유 맞교환(SWAP)’ 제도를 통해 최악의 생산 중단 위기를 넘겼습니다. 대체 원유를 확보하더라도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발생하는 치명적인 물리적 시간 공백을 국가 비축 물량으로 우선 상쇄하는 방식입니다. 연쇄 셧다운 공포에 놓였던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 전반에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해외에서 확보한 대체 물량 선적 서류를 제출해 비축기지 원유를 먼저 대여받는 맞교환(SWAP) 제도를 본격 시행합니다. 이달부터 5월까지 두 달간 정유 4사가 요청한 물량은 총 2000만배럴 규모이며, 전날 200만배럴 규모의 첫 스와프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정유사들은 당초 계획된 유조선 입항 횟수가 줄어드는 시급한 공급망 차질 상황에서 선지급받은 비축유를 즉시 투입해 공장 가동률을 정상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비축유 제도를 활용하면 일단 6월까지는 원유 수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당장 도입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급한 불은 끄게 됐다”고 했습니다.
 
정유사들은 막힌 중동 항로를 대체할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며 안정적인 도입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대체 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수입 비중이 높은 미국산을 비롯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물량까지 광범위하게 포함합니다. 중동 지역 내에서도 위험이 큰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오만 파이프라인을 거치거나 홍해 항로를 통과하는 우회 물량을 적극 확보하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유종 변화에 따른 정제 설비 운영은 단순한 기술적 한계를 넘어 경제성 논리에 따라 조율됩니다. 정유사들은 자체 분석 프로그램을 가동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질유와 단가가 높은 경질유의 도입 비율, 해상 운임 상승분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최적의 원유를 선택한다는 설명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전보다 원유 도입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당장 수급 차질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대규모 손실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습니다. 
 
비축유 선지급 조치는 나프타 조달에 난항을 겪던 국내 석유화학업계 수급난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됩니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에틸렌 등 주요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나프타가 10% 이상 고정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나프타 수출 전면 금지 조치에 따라 생산 물량 전량이 국내 공장에 투입되는 상황이어서 정유사의 가동 정상화는 석화사들의 원활한 원료 확보와도 직결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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