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보험사들이 이달 들어 보험 보장 한도를 줄줄이 축소하면서 영업 현장에서 '절판 마케팅'이 다시 과열되고 있습니다. 5세대 실손보험 출시가 한 달가량 미뤄지면서 4세대 실손보험도 절판 마케팅 타깃이 되고 있습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요 보험사들은 상품 보장을 잇따라 축소했습니다. 통상 1월과 4월은 보험상품 구조 개편이 이뤄지는 시기로 이에 앞선 12월과 3월마다 절판 마케팅이 반복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상품 개정을 예고한 이후 보장 축소 가능성이 커질 때마다 이를 활용한 영업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한화손해보험(000370)은 4월 상품 개정을 통해 출산지원금 구조를 손질했습니다. 가입 후 2년 미만에 출산할 경우 보험금 50%만 지급하는 감액 기간을 신설했고 일부 플랜에서는 첫째 아이 출산지원금 한도를 기존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축소했습니다. 메리츠화재는 간병인보험 보험료를 인상하고, 간편보험 암진단비도 감액기간을 신설해 보장을 줄였습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어린이 간병인보험의 보험료를 인상하는 동시에 보장 범위도 줄였습니다. 라이나손해보험 역시 지난달 말 치아보험 보장을 손질하며 레진 치료와 인레이·온레이 치료 등의 보장 금액을 약 10만원 낮췄습니다.
동양생명(082640)도 요양시설급여 보장을 약 20만원 축소했고, 치매 간병보험 역시 보장을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였습니다.
보험설계사들은 보험상품이 곧 판매 종료되거나 혜택이 축소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소비자의 불안과 조바심을 자극하고 가입을 서두르게 유도합니다. 이러한 절판 마케팅은 불필요한 보험에 충동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전형적인 불완전판매 방식으로 금융당국의 주요 규제 대상이지만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5세대 실손 출시가 5월로 연기되면서 4세대 실손이 새로운 절판 마케팅의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보험설계사들은 출시 지연으로 생긴 영업 유예기간을 활용해 각자 SNS 광고를 통해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5세대 실손은 당초 올해 초 도입을 목표로 했지만 4월로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다시 5월로 미뤄지면서 절판 마케팅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4세대 실손 절판 마케팅 행태를 엄격히 제재할 방침입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5세대 실손보험 출시가 임박하면서 4세대 실손보험 절판마케팅이나 끼워팔기가 횡행할 수 있다"면서 "5세대 상품에서도 특약을 활용한 변형된 끼워팔기나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는 영업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현장 판매 비중이 높아 절판 마케팅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기 어렵다"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도 설계사를 완전히 관리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골칫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보험사들이 절판 마케팅 자제를 위해 교육을 시행하지만 매번 반복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엄벌을 예고한 만큼 보험사들도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