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K이노 메자닌 희비…IMM크레딧은 팔고 한투PE는 묶였다
단기전에 치중한 ICS, 성공적인 엑시트 수순
2차전지 배팅 이어가는 한투PE, 리스크 감수한 성과 나올까
2026-04-08 06:00:00 2026-04-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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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준표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 재무구조 재편 과정에 함께 참여한 운용사들의 성과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IMM크레딧솔루션(ICS)과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는 SK이노베이션의 메자닌 투자에 나섰지만, 투자 구조의 차이가 희비를 가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수익 실현 여부에서도 격차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CS는 SK엔무브 지분 매각 과정에서 교환사채(EB)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를 택한 반면, 한투PE 컨소시엄은 SK온 투자금 일부를 SK이노베이션 전환사채(CB)로 롤오버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SK그룹 재무구조 개편에 참여한 양사의 판단이 엇갈린 셈이다.
 
SK서린빌딩 (사진=SK)
 
단기전에 치중한 ICS, 성공적인 엑시트 수순
 
우선 ICS가 투자한 EB의 교환가액은 11만673원으로 설정된 반면 한투PE가 인수한 CB의 전환가액은 12만3642원으로 약 1만3000원가량 높다. 전환가액은 법령에 따라 전환대상 주식의 최근 가중산술평균주가로 결정된다. 다만 한투PE의 투자 시점은 ICS가 투자한 EB와 비교해 약 4개월 이후라는 점에서 높은 엑시트 난이도를 감안한 셈이다.
 
ICS가 참여한 SK이노베이션 EB는 지난해 6월 총 3767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시가 하락에 따른 교환가액 조정(리픽싱)이 없는 구조지만, 교환 대상 주식이 이미 확보된 상태에서 가격 조건만 충족되면 즉시 주식으로 교환해 매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이 높은 구조다. 기존 주식과 교환되는 EB 특성상 발행 후 1개월 정도의 짧은 유예기간만 지나면 즉시 교환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까진 ICS의 EB 투자가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는 수순이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ICS의 행사 누적 물량은 약 154만주로, 전체 발행주식 대비 약 0.91% 수준에 해당한다.
 
ICS의 EB 교환 시점은 SK이노베이션 주가가 고점을 형성한 시기와 맞물린다. 지난해 7월 주가가 12만6500원을 찍자 ICS는 세 차례에 걸쳐 33만4500주에 대한 교환청구권을 행사했다. 금액으로는 약 38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10월엔 주가가 13만원을 돌파하자 약 793억원 수준에 달하는 71만7004주로 교환했고, 올해 2월에도 주가가 13만원을 넘어서자 48만2300주에 달하는 물량을 주식으로 교환했다. 총 1708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한 가운데 남아있는 물량은 186만300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58억원이다.
 
ICS는 보유한 EB 물량의 절반가량 회수에 나섰지만, 아직 2000억원 이상 엑시트 대기 물량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교환청구기간은 지난해 7월3일부터 올해 12월23일까지로 아직 8개월 정도 여유가 있다.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추가 회수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전지 배팅 이어가는 한투PE, 리스크 감수한 성과 나올까
 
반면 한투PE는 구조적으로 즉각적인 엑시트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투PE가 인수한 CB는 전환청구가 2026년 10월부터 가능하도록 설계돼 최소 1년 이상의 대기 기간이 존재한다. CB 특성상 신주 발행에 따른 오버행 우려나 지분 희석 문제를 막기 위해서다.
 
여기에 해당 CB는 표면금리와 만기금리가 모두 0%로 설정됐고,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 조정(리픽싱)도 배제됐다. 주가가 전환가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수익 실현이 제한되는 구조로, 향후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역마진 구조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구조는 과거 SK온 투자에서도 엇갈린 결과로 이어졌다. SK온 투자금 1.2조원 가운데 절반을 CB로 재투자한 한투PE 컨소시엄과 달리,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1.5조원대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전액 현금 상환을 선택하며 조기에 엑시트를 마무리했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과 SK이노베이션의 사업 리밸런싱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발을 빼고 수익을 확정 지은 것이다.
 
한투PE가 이처럼 당장의 차익 실현이 아닌 CB를 통해 재투자에 나선 것은 결국 장기적인 2차전지 성장성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환경은 아직까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배터리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SK온의 실적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이는 곧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주가 흐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CB는 금리 0%에 리픽싱이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주가 하락 국면에서 대응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CB가 전환가를 일정 수준까지 낮춰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것과 달리, 이번 딜은 해당 조항을 배제하면서 주가 방향성에 대한 '컨빅션 투자' 성격이 강하게 반영됐다. 주가 회복이 늦어질 경우, 2년 만기 이후 원금 상환에 그쳐야 한다.
 
IB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결과적으로 한투PE의 투자 구조가 크레딧이 아닌 에쿼티 베팅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SK온 투자금 회수를 위한 중간 단계 성격의 딜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사실상 주가 반등을 전제로 한 장기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번 투자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SK그룹과의 관계 설정 때문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한투PE의 선택이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장 사이클과 맞물리지 않으면 회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며 “투자 성과의 변동성이 호재로 작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엔무브와 SK온 상장이 무산되면서 각각 다른 건으로 발생했지만, 한투PE 컨소시엄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업사이드를 보고 투자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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