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FS 수뇌부 재판…쟁점은 플랫폼노동 '연속성'
검찰 무혐의 처분 뒤집힐까
사측, 실근무시간 따진다
2026-04-06 18:07:25 2026-04-06 18:07:25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현직 대표의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쟁점은 플랫폼 일용직 노동자의 계속 근로 인정 여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종철 쿠팡CFS 대표가 지난해 10월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동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출석해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6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쿠팡CFS 엄성환 전 대표와 정종철 현 대표, 회사 법인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쿠팡CFS 등은 2023년 5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노동자들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혐의를 받습니다. 
 
쿠팡CFS 퇴직금 관련 기존 취업규칙은 ‘일용직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기간만 제외’였습니다. 초단시간 노동자를 제외하고 계속 근무한 일용직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사측이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로 변경했습니다.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인 이하인 날이 하루라도 있으면 퇴직금 산정 기간을 그날부터 다시 계산하도록 하는 이른바 ‘리셋 규정’입니다. 쿠팡CFS가 이런 방식으로 일용직 노동자 40명에게 총 1억2000만원 상당의 퇴직금을 미지급했다는 게 특검 시각입니다. 
 
이 사건은 안권섭특검이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무혐의 처분을 뒤집고 쿠팡CFS 등을 기소한 사건입니다. 앞서 쿠팡 미지급 사건을 수사했던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문지석 부장검사는 당시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현 부산고검 검사)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특검이 출범했고, 엄 지청장 등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쿠팡CFS 일용직 노동자를 상용 노동자로 볼 것인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피고인들은 이를 부인하기 위해 사측 관계자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노동자들의 실 근무시간을 따져보겠다는 심산입니다. 
 
이날 엄 전 대표 측이 증인으로 노동자와 사측 관계자 등을 부르겠다고 하자 재판부는 “카드로 출퇴근 시간을 찍지 않냐”며 의문을 표했습니다. 이에 엄 전 대표 측은 “개개인에 대한 출퇴근 기록은 남았는데 실제로 회사에서 (근무시간을) 어떤 근거로 어떻게 판단·평가하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다. 출퇴근 시간도 있지만 상용 근로자인지가 쟁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재판부에 일용직 노동자의 계속 근로성을 부정하는 노동위원회 판정문을 제출했습니다. 엄 전 대표 측은 “(일용직) 부당해고 사건에서 근로양태, 일용직의 계속근로가 문제됐고, 일용직의 경우 매일 근로관계가 종료돼 계속 근로가 성립되지 않아 부당해고로 볼 수 없다는 노동위 판정이 있다”며 “이 사건과 동일한 사건에서도 노동청은 일관되게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피고인들은 미지급 대상자 15명에 대해 퇴직금을 지급했다며 처벌 불원서를 받아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머지 인원들은 종전 취업규칙에 따르더라도 지급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지급자들 중 민사소송 등을 이유로 사측의 퇴직금 지급을 거부한 노동자들도 있어 미지급 관련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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