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이재명 정부가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민주정부 실현'을 국정과제로 내건 가운데, 정부와 업계, 학계가 '소버린AI'를 뒷받침하는 국산 AI반도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AI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AI 반도체를 국가 전략 자원 차원에서 관리·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기업이 개발 중인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는 서비스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일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소버린 AI와 AI 반도체 국가전략 토론회'에서는 NPU 산업 진흥과 관련한 개선점과 관련 제언이 쏟아졌습니다. NPU란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로, 딥러닝 모델의 행렬 연산을 병렬로 처리하도록 설계된 칩인데요. 소요 전력과 가격이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 특히 AI 추론 단계에서 이를 활용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입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소버린 AI와 AI 반도체 국가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허예지 기자)
이 의원은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인 NPU는 핵심 전략 자산"이라며 "소버린 AI라는 국가과제를 위해 국산 NPU 역량 강화,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충, 연결기술 고도화, 데이터센터 및 전력 인프라 확충이 하나의 국가 전략 아래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진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연결기술이라는 추론 인프라의 세 요소를 사실상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프라 대부분을 의존하는 현 상태에서는 해외 업체가 공급을 끊을 경우 서비스 마비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 교수는 이어 "AI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 패권과 국가 주권 측면에서 AI 인프라도 석유, 식량, 통신처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NPU, 소프트웨어, 연결기술이라는 세 요소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자생적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국가와 기업, 학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토론에 참여한 김동건 퓨리오사AI 상무는 현재 국산 NPU가 하드웨어 개발 단계를 넘어 서비스 상품화 단계에 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퓨리오사AI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NPU를 만들어 왔다"며 "올해 1월까지 하드웨어 양산에 우선 집중했고, 2월부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들을 공개하는 단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권세종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데이터센터-인프라로 이어지는 전방위적 수직 최적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는데요. "우리나라가 중국과 미국을 제외하고 풀스택을 맞출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갖춰 독자적인 레퍼런스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산업 진흥을 위한 입법 제안도 이어졌습니다.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AI센터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AI 관련법 66건 대다수는 기술·산업 진흥과 확산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기존의 포괄적인 입법보다 NPU 등 외부 영향에 취약한 인프라 요소에 집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준화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국내외를 아우르는 대규모 실증 사례를 육성해 'K-NPU'가 경쟁력을 드러내는 그림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는데요. 반도체 정책이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어 중첩이 불가피하다며 정책 거버넌스에 대한 개선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정 조사관은 "산업부가 추진하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과기정통부의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은 교집합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교통정리를 위한 청와대·국무총리실 등 컨트롤타워와 국회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클라우드 기술 개발 사업'과 'K-엔비디아 육성' 사업 등을 통해 국산 NPU 산업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강용 과기정통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은 "정부가 2020년부터 AI 반도체에 1조원가량을 투자해왔다"며 "올해부터 1~2년을 이 거대한 정책의 골든타임으로 보고있다"고 전했습니다. 빠른 기술 변화 속도에 유연하게 대응해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풀스택 실증, 생태계 중심 인재 육성 등 지원책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동건 퓨리오사AI 상무(왼쪽에서 세 번째)가 6일 '소버린 AI와 AI 반도체 국가전략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허예지 기자)
허예지 기자 ra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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