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협상 '무산'…트럼프 "휴전 연장"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갈등 고조
이란, 불신 여전…"휴전 연장은 공격 시간 버는 술책"
2026-04-22 17:27:28 2026-04-22 17:32:11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살얼음판 위를 걷는 모습입니다. 어렵게 성사될 듯했던 22일(이하 현지시간) 2차 종전 협상은 끝내 무산됐습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무기한 휴전 연장' 카드를 꺼내들며 파국은 피한 모양새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조치로 인해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원탁회의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방적 '휴전'…이란 "군사적 대응"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란 정부가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는 사실과, 파키스탄의 요청에 기반해 이란의 지도부와 대표단이 통일된 제안을 내놓을 때까지 공격을 유보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이란 측의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가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한 협상 연장'을 선언한 셈인데요. 지난 2월28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축출 이후 53일 만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한 협상을 선언한 건 2차 종전 협상의 무산에 따른 겁니다. 이에 따라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끌던 JD 밴스 부통령도 파키스탄 방문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이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연장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측은 "휴전 연장의 실질적인 의미는 거의 없다"면서 "휴전 연장은 분명히 기습 공격을 위한 시간을 버는 술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란 측 1차 협상단 대표였던 갈리바프 의장의 고문인 마흐디 모하마디는 X(엑스·옛 트위터)에서 "이란이 주도권을 잡을 때가 왔다"며 "군사적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경제 옥죄기' 수순…협상 살얼음판
 
문제는 무기한 협상 연장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한 협상 연장 선언과 동시에 "우리 군에 봉쇄 작전을 지속하고 그 외 모든 면에서는 항상 준비 태세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며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유지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는 중재국으로 나선 파키스탄의 요청이 명분이자, 이란 지도부 내에서 통일된 종전안을 가져오라는 것인데요. 이른바 '경제적 분노 작전'을 개시한 것이기도 합니다. 즉, 군사적 공격이 아닌 이란 해협 봉쇄로 돈줄을 쥐겠다는 겁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X에 "경제적 분노 작전을 통해 테헤란의 자금 창출, 이동 및 송금 능력을 체계적으로 약화시킬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측도 미국의 해상 봉쇄 지속에 대해 "적대행위의 지속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나섰습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이란을 상대로 한 공격이나 어떤 행동이 있을 경우 이란 군은 정해놓은 표적에 강력한 타격을 즉시 가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다시 따끔한 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IRGC의 고속정은 오만 북동쪽 약 28km 지점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선을 공격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휴전 기간을 사흘에서 닷새 정도만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협박과 회유를 오가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데요.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타코(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TACO)' 본능이 되살아난 것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험 부담이 큰 양국의 치킨 게임이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준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어정쩡하고 불분명한 전략이 양국의 협상을 살얼음판에 올려놓은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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