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휴전까지 부인…초조함에 트럼프 또 '오락가락'
백악관 내부서도 '혼선'…호르무즈 갈등 '외줄타기'
2026-04-23 17:34:09 2026-04-23 18:30:42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3~5일 시한부 휴전'에 대해 극구 부인했습니다. 2차 종전 협상에 '타임 테이블'은 없다는 건데요. 반면 '문명 파괴'라는 최후통첩에서 '무기한 휴전'까지 한 달 사이 오락가락하는 그의 말에 백악관 내에서조차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입니다. 이는 중간선거와 미·중 정상회담 등 '데드라인'이 가까워지면서 나타나는 초조함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확정된 기한 설정 없어"…경제 압박 수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이란 측으로부터 '통일된 제안'을 받는 시점에 대한 특정한 기한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날 <악시오스>가 익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휴전 기간을 3~5일 정도 더 줄 의향이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반박입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내가 본 일부 보도와 달리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을 받기 위한 확정된 기한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대통령은 스스로 기한을 설정하지 않았다"라면서 "궁극적으로 (휴전) 일정은 미군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내부에 분명히 많은 분열이 있다. 이것은 현재 이란 내에서 실용주의자와 강경파 간의 싸움"이라며 "대통령은 (이란의) 통일된 대응을 원한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폭스뉴스>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그들에게 폭격보다 훨씬 더 큰 공포를 안긴다"며 "그들은 수년 동안 폭격을 받아왔지만, 봉쇄를 더 싫어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다가오는 '데드라인'…4월 '고비'
 
그런데 이란과의 협상판을 뒤흔드는 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입니다. 2차 종전 협상지인 파키스탄에 JD 밴스 부통령이 "이미 출발했다", "이제 출발할 것이다" 등의 혼선은 대표적 '오락가락' 사례로 꼽힙니다. 이란 측에 혼선을 주며 압박하는 전술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신뢰성 훼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에 무게가 실립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문명 파괴'와 '지옥문'을 언급하며 최후통첩을 날리다, 휴전을 하루씩 연장한 끝에 무기한 휴전 선언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서 가진 <CNBC> 인터뷰에서 "폭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휴전 연장을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의 말을 빌려 "행정부 내 누구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계획이 무엇인지, 심지어 지금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며 "모든 것이 완전히 엉망진창"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미국은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역봉쇄'하며 이란의 돈줄을 쥐는 사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화물선 나포라는 도발에 나섰습니다. 미국과 이란 전쟁 개시 이후 이란 측의 첫 선박 나포입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불법적으로 통과하려던 선박 두 척을 나포해 이란 해안으로 이동시켰다"고 했습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X(엑스·옛 트위터)에서 "완전한 휴전은 해상 봉쇄와 세계 경제를 볼모로 잡는 행위가 중단될 때만 의미가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시간도 부족합니다. 1970년대 제정된 미국 전쟁권한법에 따르면 의회 승인 없는 전쟁은 60일이 최대입니다. 지난 3월2일 '대인란 군사작전'을 통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5월1일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1차 '데드라인'인 셈입니다. 
 
'불가피한 군사적 필요성' 입증의 경우 최대 30일의 추가 기간이 허용되기는 하지만 녹록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미 공화당에서는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30일 연장에 찬성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권한법을 무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60일의 기한을 넘겨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계속한 바 있습니다. 
 
또 5월 중순으로 이미 확정해 놓은 미·중 정상회담은 2차 데드라인에 해당합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번주에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역봉쇄에 따른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다시 군사적 충돌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미국은 이란의 선박 나포에도 "미국 선박이 아니다"라며 쉬쉬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뉴욕포스트>는 파키스탄 측 소식통을 통해 "이란을 상대로 한 중재 노력에 따라 향후 36~72시간 내 미·이란 간 새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내놓은 상황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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