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버스 파업 자제해달라”…오늘 본조정 앞 막판 호소
퇴직금·통상임금 1600억 불안…“지난 10년 소홀” 사과
“추가 재정지원 어렵다”…교통공사 설립 준비 지시
결렬 시 108개 노선 709대 중단…전세버스 100대 투입
2026-08-27 13:22:31 2026-08-27 13:56:02
[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울산 시내버스 파업 여부를 가를 울산지방노동위원회 본조정이 27일 열리는 가운데 김상욱 울산시장이 노사 양측에 대화와 양보를 촉구했습니다. 노동자들의 누적된 어려움에는 사과하면서도 추가 지원에는 선을 긋고, 임금협상 이후 버스 운영체계를 근본적으로 손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울산시는 협상 결렬에 대비한 비상수송대책도 내놨습니다.

김 시장은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울산시가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와 어려움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노동조합에는 파업 결정을 재고하고 사측에는 한발 양보해 달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파업이 아니라 대화이고 갈등이 아니라 타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상욱 울산시장이 27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시내버스 파업 자제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시장은 이번 갈등을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800억원이 넘는 미적립 퇴직금에 내년 판결이 예상되는 통상임금 소송 규모 800억원까지 더하면 노동자들이 지급 여부를 우려하는 금액이 16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울산시가 법적인 범주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안을 이미 제시했다”며 추가 재정지원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노동자들의 구조적인 어려움은 인정하되 시민 세금을 더 투입하는 방식으로는 풀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 시장은 다른 지역의 임금협상 결과를 제시하며 울산 노사에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타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올해 임금 인상률은 부산 5%, 인천 4.5%, 대구 4.2%, 창원 6%로 타결된 반면 울산은 노조가 9%, 사측이 2%를 제시해 7%포인트의 격차가 남아 있습니다. 울산시가 추가 지원에 선을 그은 만큼 이날 본조정에서는 노사가 이 간극을 얼마나 좁히느냐가 관건입니다.

압박은 노동조합에만 향하지 않았습니다. 김 시장은 시민 세금으로 운송손실을 보전받고 운송수익도 확보하는 버스업체가 수익을 미적립 퇴직금 해소와 노동자 처우 개선에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노동조합에는 파업 자제를, 사측에는 실질적인 양보를 주문해 교섭의 책임을 양쪽에 나눠 지운 것입니다.

김 시장은 임금협상이 끝난 뒤 버스 운영체계 개편도 공론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울산 시내버스는 기괴한 운영 구조를 갖고 있다”며 “순수 민영제이지만 사실상 독점적 면허권을 부여하고 울산시가 적자까지 보전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민간업체가 운영권을 갖고 울산시가 손실을 메우지만 회계 감사와 경영 통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했습니다. 김 시장은 교통국에 교통공사 설립 의지를 재차 드러내녀서 임금협상 이후 시민과 노사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제안했습니다.

울산시는 앞서 25일 시내버스 재정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운송손실을 사실상 전액 보전하고, 내년부터 매년 65억원을 미적립 퇴직금 해소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퇴직급여제도를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해 기존 공백을 13년에 걸쳐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당해 연도에 새로운 손실이 쌓이는 것을 막으면서 과거의 퇴직금 공백도 단계적으로 해소하는 구조입니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울산지역버스노동조합은 2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자의 95.7% 찬성으로 파업안을 가결했습니다. 본조정에서 합의하면 28일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하지만 조정이 결렬되면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갈 방침입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울산지역 6개 업체가 운행하는 108개 노선 709대가 멈춥니다. 지선·마을·마실버스와 세원이 운행하는 4개 노선 등을 합친 189대는 정상 운행합니다. 울산시는 울산 50대와 부산 30대, 경주 20대 등 전세버스 100대를 확보해 35개 노선을 대체 운행하기로 했습니다. 대체 차량은 운행 중단이 예상되는 버스의 14.1%에 그치는 만큼 전면적인 복원보다 필수 이동 유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전세버스는 산업단지와 현대중공업을 연결하는 출퇴근 노선, KTX울산역을 기점으로 하는 5001~5005번, 부산 노포동을 오가는 1224번 등에 우선 투입합니다. 택시는 출퇴근·등하교 시간대에 집중 운행하고 승용차 요일제는 한시적으로 해제합니다. 기업체에는 통근버스 확대와 출퇴근 시간 조정을, 학교에는 등하교 시간 조정을 요청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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