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울산시가 지역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시행합니다. 복무형 지역 의사가 현장에 투입되기 전까지 이미 배출된 전문의를 울산으로 유입하는 과도기적 대책입니다. 하지만 병원의 신규 채용을 전제로 한 사업 구조에 장기근무 조건까지 맞물리면서, 울산시가 목표로 세운 전문의 20명 확보엔 시작부터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가 도입됩니다. 이는 지역 종합병원이 새로 채용한 전문의와 울산시가 5년 근무 계약을 맺고 매달 400만원의 지역근무수당을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시범사업을 시행한 뒤 지난 6월 울산 등 5개 시·도를 사업 대상지로 추가 선정한 바 있습니다.
울산시의 확보 목표는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 등 8개 필수과목 전문의 총 20명입니다. 올해 사업비는 수당을 포함해 2억930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울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에 전담 인력 1명을 둔 지원센터를 설치해 수당 지급과 참여자 관리 등을 맡길 예정입니다.
울산시가 오는 10월부터 지역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시행에 나선다. (사진=뉴시스)
울산시는 9월 말까지 병원별 계약 대상자를 파악할 계획입니다. 울산지역 종합병원 9곳 중 울산대학교병원·동천동강병원·동강병원·울산병원·중앙병원·서울산보람병원·울산시티병원 등 7곳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10월 개원을 앞둔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산재전문병원)을 포함하면 협의 대상은 총 8곳입니다.
그러나 현장의 병원들은 필수과목 전문의도 구하기 어려운 데다 5년 연속 근무 조건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울산동강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의 경우 하루 근무만 요청해도 300만~400만원이 추가로 든다"며 "연 4800만원의 수당으로 참여를 이끌어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사업의 병목 현상은 계약 이전 단계인 '신규 채용'부터 나타나고 있습니다. 병원이 전문의를 먼저 채용해야 울산시가 대상 여부를 검토하고 계약을 맺는 구조여서, 신규 인력 채용이 없으면 수당을 줄 대상도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좋은삼정병원과 울산엘리야병원 등 2곳은 인력 확보가 어렵다며 사업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울산병원도 사정이 녹록지 않습니다. 개원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자체 의사 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병원은 진료과목에 따라 세후 월 1600만~2200만원을 제시하며 의사 35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15명(중복 포함)에 그쳤습니다.
'전문의 자격 취득 후 5년 이내인 신규 채용자'로 한정한 지원 조건도 제도 정착을 막는 걸림돌이라는 평가입니다. 타 지역에서 울산으로 이동하거나 울산 지역 병원 간 이직을 하는 경우엔 참여할 수 있지만, 기존 병원에서 계속 근무해 온 의사의 전환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시행 시기도 불리합니다. 전문의 자격 취득과 채용은 주로 1~2월에 이뤄져 하반기에는 새로 배출되는 인력이 거의 없습니다. 울산시 관계자는 "올해 20명을 모두 확보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채용할 수 있는 인원부터 시작하고 내년 초 추가 모집해 목표를 채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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