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새 교황으로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이 처음으로 만난 한국인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따르면, 21일 오전 9시(현지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레오 14세 교황의 첫 일반 알현(General Audience)이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상은씨 유가족은 레오 14세 교황을 알현했습니다. 새 교황이 만난 첫 한국인이었습니다.
(사진=이태원 참사 유가족 최선욱씨 제공)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전 세계에서 모인 일반 신자들과 첫 교류를 했으며, 직접 알현 대상자 중 13번째로 이상은씨의 아버지 이성환씨, 어머니 강선이씨 등이 레오 14세 교황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번 알현은 고 이상은씨가 카톨릭 교리 수업 중 이태원 참사를 겪게 된 인연에서 비롯되었고, 가족의 신청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교황청은 지난 2월과 5월 일반 알현을 통해 유가족들과의 만남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전자 서신으로 전달했지만, 4월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일정 성사가 불투명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사진=이태원 참사 유가족 최선욱 제공)
강선이씨는 레오 14세 교황에게 "10·29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상은이 등 159명의 영혼을 돌봐주시고, 저희 부모들이 진실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강선이씨 손을 잡은 채 경청한 뒤 유가족이 가져온 희생자들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에 축복을 해줬습니다.
이성환씨는 "교황님의 축복 속에 159명의 아이들이 영원한 안식 속에 평화를 누리기를 소망한 감격스러운 자리였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강선이씨는 "교황님을 단상에서 알현한 것이 기적 같았고, 교황님께 보라 리본과 별 뱃지를 전달할 수 있어 너무 감격스러웠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이태원 참사 유가족 최선욱 제공)
교황청은 레오 14세 교황 취임 이후 이뤄진 첫 알현 행사에서 이태원 유가족을 단상 위에 배치하는 등 각별히 배려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일반 알현을 통해 "하느님의 씨앗은 어떻게든 열매 맺는다"는 내용의 첫 공식 메시지를 각국에서 온 신자들에게 전했습니다. 일반 알현은 교황이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매주 수요일 오전 신자들과 만나 교류하는 공식 행사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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