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취임 이후 처음 부산을 찾아 광주와 대전에 이은 세 번째 타운홀 미팅을 가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21대 대선에서 해양수산부(해수부) 이전부터 북극항로 개척 등 부산 발전 방안을 공약하기도 했습니다. 집권 직후부터 부산·울산·경남(PK)에 힘 싣는 행보를 이어온 결과,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PK 지지율이 '60%'를 돌파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남권 주도권을 잡을 절호의 기회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전 의지 재천명…"한다면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부경대 컨벤션홀에서 열린 '부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해수부 이전을 직접 거론했습니다. 그는 "정부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지 않으냐"며 "선거 지나면 다 잊어버리고 빈말하는 게 습관이 돼 제가 무슨 얘기를 해도 안 믿던데 저는 좀 다르다, 한다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수부를 포함한 관련 국가기관들 (이전을) 가능한 범위에서 신속히 집행 중"이라며 "산하 기관과 관련 기업, 공기업과 산하 기관, 출연 기업도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해 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북극항로 개척 추진 의지도 재차 드러냈습니다. 그는 "기후 변화로 북극항로의 활용 가능성이 매우 커졌고, 부산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게 된다. 지금도 빠른 게 아니라 늦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산 발전과 지역 균형 발전의 일환으로 해사법원(해양 관련 사건과 국제 상거래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원) 부산 설치와 동남권 투자은행 설립도 재차 약속했습니다. 그는 "이제 균형발전은 피할 수 없는 국가 생존전략"이라며 "해당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호남에서는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한 발전 전략을 기획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항만물류 도시의 특성을 살려 전략을 짜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부산은 이 대통령이 취임 뒤 찾은 세 번째 방문지인데요. 지역민 민원을 듣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타운홀 미팅은 지난달 25일 광주를 시작으로 4일 대전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사전 온라인 신청 200명과 해양수산업계 관계자 100명 등 300명이 몰렸습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도 함께 참석했습니다. 전 장관도 이날 해수부 이전 연말 추진을 공언했는데요. 전 장관은 이 대통령이 "연말까지 이사 올 수 있을까 모르겠다"고 묻자 "올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일부 조사 '60%' 돌파…보수 판도 뒤집을 기회
앞서 이 대통령은 부산 지역 21대 대선 후보 시절 부산을 두 번 찾으며 해수부 이전을 공약했습니다. 부산 챙기기에 집중한 결과 이 대통령의 PK 지역 지지율은 어느덧 과반에 달했습니다.
24일 공표(7월 4주차)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21∼23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서 이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느냐를 묻는 말에 '잘한다'는 응답은 PK 지역에서 '64%'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인천·경기 지역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직전 2주차 조사에서 PK 지역의 국정운영 평가는 58%로 나타났는데요. 이번 조사에서 6%포인트 상승한 겁니다.
이 대통령의 PK 지역 상승세는 다른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3일 공표된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19~21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무선ARS 방식) 결과 이 대통령은 PK 지역에서 60.5%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지역별로는 각각 부산 56.4%, 울산 64.9%를 기록했습니다.
21일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14~18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무선 ARS 방식) 결과에서도 이 대통령의 PK 지역 지지율은 60%에 근접한 58.6%로 나타났습니다. 지지율이 전주 대비 2.7%포인트 빠졌지만 하락 폭이 다음으로 낮았습니다.
24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21~22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무선 ARS 방식) 결과에선 PK 지역의 긍정평가는 51.8%로 나타났습니다. 직전 조사에서 58.2%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6.4%포인트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과반으로 조사됐습니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현재 이 대통령에게 부산은 주요 지역으로 거론됩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남 지역 민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재명정부의 중간평가 격인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보수세가 강한 지역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이 대통령은 부산 챙기기를 통해 PK 지역 민심을 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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