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내리막"…패션 대기업 실적 회복 '난망'
줄줄이 실적 후퇴…'체질 개선' 과제 여전
2025-08-18 16:03:40 2025-08-18 17:28:39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주요 패션 대기업들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습니다. 삼성물산, LF, 한섬, 코오롱FnC,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5개사가 모두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고, 일부는 적자 전환으로까지 이어졌는데요. 소비 침체와 이상기온 기저효과가 겹치면서 패션업계 전반이 장기 불황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양새입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5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8% 줄었고, 영업이익은 36.54% 감소한 330억원에 머물렀습니다. LF는 같은 기간 매출 4557억원으로 2.8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3억원으로 104% 이상 증가했는데요. 다만 상반기 전체 패션 사업 매출은 67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1% 감소해 성장세 둔화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2025년 2분기 주요 패션 대기업 실적 현황.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한섬은 매출 3381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82% 줄었는데요. 코오롱FnC도 매출 2964억원(-9.2%), 영업이익 75억원(-53.4%)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3086억원(-3.8%)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2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패션업계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소비심리 위축입니다.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가계의 지출이 줄었고, 의류는 가장 먼저 지갑이 닫히는 품목이 됐죠. 업계 관계자는 "의류는 필수재이면서도 경기 흐름에 매우 민감하다"며 "최근 소비자들은 가격에 더욱 민감해지면서 구매를 미루거나 대체재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날씨 변수도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지난해 겨울 역대급 한파 예보에 따라 패션업계가 겨울 의류 생산을 확대했지만 실제론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판매가 부진했는데요. 봄·가을 간절기 시즌 역시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소비자들의 구매 시점이 흐트러지면서 매출을 끌어내리지 못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2분기 실적 부진을 단순한 '경기 탓'으로만 돌려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SPA 브랜드와 온라인 유통의 부상, MZ세대 소비 트렌드 변화, 리세일(중고) 시장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죠. 
 
업계 전문가들은 "패션업계의 2분기 성적표는 단기 실적 부진을 넘어 구조적 위기를 보여준다"며 "날씨나 경기 같은 외생 변수에 기대기보다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춘 근본적 혁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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