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한국 게임사들이 인공지능(AI) 투자를 넘어 AI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2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게임은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콘텐츠 산업 매출은 약 76조65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습니다. 반면 게임은 약 11조3657억원으로 8.5% 감소했습니다.
수출도 콘텐츠 산업 65억1252만달러로 15.9% 올랐지만 게임은 0.9% 줄었습니다.
크래프톤 등 게임사들이 생성형 AI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지=챗 GPT)
생성형 AI 의존 늘어나
게임사들은 AI 도입으로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엔씨 AI는 최근 프리시던스 리서치를 인용해 글로벌 게임 AI 시장이 연평균 20.5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글로벌 게임 AI 시장은 2024년 58억5000만달러에서 2025년 70억5000만달러, 2034년엔 378억9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게임사의 AI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PC 게임 플랫폼 스팀 내 게임 약 11만4000개 중 7%가 생성형 AI를 활용 중이며 신규 출시 게임의 20%가 적용 중입니다. 이는 지난해 4월보다 여덟 배 오른 수치입니다.
프랑스 유비소프트는 자체 개발 AI 도구로 NPC(플레이 불가 캐릭터) 대화를 생성해 '어쌔신 크리드' 등 대작 게임 개발에 활용 중입니다. 일렉트로닉 아츠(EA)도 전사적 AI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국내 흐름도 비슷합니다. 콘진원에 따르면 산업별 생성형 AI 도입률은 올해 2분기 게임사 175곳 중 41.7%로 독보적입니다. 뒤를 이은 방송·영상 분야 도입률이 30.8%입니다.
생성형 AI 도입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답한 곳은 73곳 중 2.7%뿐이지만, 앞으로도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100%입니다. 향후 생성형 AI를 도입하겠다는 회사는 102곳 중 58.8%로 콘텐츠 산업 중 가장 많습니다. AI는 이미 생존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AI 연구개발(R&D)에 투자해 누적 투자액 1000억원을 넘겼습니다. 2023년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으로 조직 개편했을 때도 AI를 게임 성장의 한 축으로 강조했는데요. 23일 'AI 퍼스트' 전환 선언과 함께 1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 사내 AI 조직이 발전해 연초 엔씨 AI로 분사했습니다. 엔씨 AI의 '바르코 3D'는 텍스트로 3D 모델을 자동 생성하는 기술로 게임 개발 효율성을 높입니다. 엔씨 AI는 최근 도쿄게임쇼에 참가해 기술력을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넷마블은 2025 국제컴퓨터비전학회 '사물 인식 챌린지'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사진은 조성민 넷마블 AI미디어개발팀 매니저. (사진=넷마블)
국제 학회서 두각
넷마블(251270)도 AI 기술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19~23일 하와이에서 열린 2025 국제컴퓨터비전학회 '사물 인식 챌린지'에서 2관왕을 달성했습니다.
사물 인식 챌린지는 AI 기술로 이미지 속 사물의 2·3차원 정보를 추정하는 정확성을 겨루는 국제 대회인데요. 넷마블은 자체 AI 기술로 객체 분할과 경량 인식 등 두 부문에서 1위를 수상했습니다.
넷마블은 학회 사물 인식 워크숍에서 논문 'MUSE(모델 기반 불확실성 인식 유사도 추정)'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논문은 추가 학습 없이 원하는 객체를 인식하고 분할할 수 있는 AI 연구 성과를 담았습니다.
넷마블은 게임 제작 혁신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4년부터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생성형 AI 등을 연구 개발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 효율성을 높이고 AI가 게임을 플레이해 테스트 업무를 돕는 연구 등을 하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축적한 연구 성과를 실제 게임 개발과 서비스 그리고 자회사 코웨이 서비스 품질 향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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