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하나나사펀드 날개 없는 추락…기준가 하락 조용한 공시
나사 구조조정 “2개층 비운다”…임대차 재계약 하세월
자산재평가로 기준가 14%↓…원본 회복 자신하더니 수익증권 200원대
2025-08-30 06:00:00 2025-08-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항공우주국(NASA)이 장기 임차한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의 기준가가 또 14% 하락했습니다. 자산재평가 결과 가치 감소분을 반영한 영향입니다. 나사와의 15년 장기임대차 계약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재계약 협상은 4개월째 지지부진합니다. 더구나 나사는 구조조정 대열에 휩쓸려 임차 면적 일부를 비울 예정입니다. 펀드는 날개 없는 추락 중인데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별다른 대책이 없어 보입니다. 
 
나사, 임차 면적 줄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 나사부동산투자신탁1호(이하 하나나사펀드)는 지난달 24일 자산운용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보고서엔 하나나사펀드가 처한 상황이 담겨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반가운 소식은 전무합니다. 
 
하나나사펀드는 미국 워싱턴D.C. 정부 기관들이 밀집한 페더럴센터 지역 내 소재한 투인디펜던스스퀘어 빌딩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빌딩은 1992년에 준공했으며 현재 전체 오피스 면적을 나사가 임차해 본부로 이용 중입니다. 리테일 공간은 세탁소 등이 빌려 쓰고 있습니다. 
 
나사는 지난 2013년부터 오는 2028년 8월3일까지 15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나나사펀드는 자산 매각에 실패한 후 지난해 운용 기간을 2029년 3월 말까지로 연장했습니다. 펀드가 이 빌딩을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선 나사와 재계약하거나 다른 우량 임차인을 구해야 합니다. 나사와의 재계약 여부가 확정되지 않는 한 빌딩 매각 작업을 시작할 수 없기에 운용사는 급한데, 나사 입장에선 임차 기간이 3년이나 남아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도 지난해 4월 현지 임대 브로커(JLL)와 계약을 맺고 임대차 연장을 위해 나사와 협의 중이지만, 1년 4개월이 지나도록 연장 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청문회까지 마쳤던 나사의 신임 국장 지명을 철회해 국장 자리가 아직 공석이어서 재계약 협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임 국장이 임명되더라도 전체 면적을 재계약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구조조정 여파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정부 부처와 유관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조직과 인원을 감축하고 있습니다. 나사도 이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 근무하던 직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했음에도 근무 인원은 감소한 상황입니다. 더구나 지난 6월에 발표된 2026년도 예산안이 통과된다면 나사의 예산은 대폭 감소하게 됩니다. 이 경우 나사는 일부 부서를 폐지하거나 추가 인력 감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나사는 이미 일부 직원들에게 조기 퇴직을 제안했으며, 임차 면적 중 2개층(2층, 4층)을 반납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악의 경우 재계약 없이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이곳이 정부 기관들이 밀집한 지역이기에 새로운 정부 기관으로 임차인을 채울 수도 있겠지만, ‘나사 빌딩’이라는 이름값은 훼손이 불가피합니다. 
 
펀드 추락하는데 운용역 바꾸고 합병 추진
 
하나나사펀드는 지난 5월 자산재평가 결과를 반영, 기준가를 14%가량 하향 조정했습니다. 현지 감정평가법인은 지난 3월 투인디펜던스스퀘어 빌딩의 가치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핵심 임차인(나사)의 장기 수요 전망, 입지, 수익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산가치를 3억3100만달러로 매겼습니다. 3억3100만달러에서 대출액 2억7500만달러를 제하고 대출 유보금을 더한 평가액은 8203만달러입니다. 
 
펀드의 지분증권 평가액도 7911만달러에서 7012만달러로 감소했습니다. 1년마다 자산을 재평가하는데 그때마다 계속 하락하는 중입니다. 이를 하나나사펀드의 전체 좌수로 나눈 값, 즉 펀드 기준가는 5월22일자로 전일 637.23원에서 546.52원으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맨 처음 1000원으로 시작한 기준가가 거의 반토막이 난 것입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해외 부동산 펀드들이 고대하는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다고 해도 펀드가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런 우려가 상장수익증권 시세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현재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 중인 하나나사펀드의 수익증권 ‘하나대체나사부동산’ 가격은 1좌당 200원대로 추락한 상황입니다. 이론상으론 펀드 기준가와 같아야 하지만 기준가의 절반 가격이자 원본 가격 1000원의 30% 미만입니다. 지난해 펀드 운용기간 연장을 위해 소집됐던 수익자총회 당시 투자자들에게 “원금 회복”을 자신했던 펀드매니저의 호기가 무색합니다. 당시 펀드매니저들은 모두 교체됐으며, 책임운용역 역시 지난 5월31일자로 김성득 상무에서 김윤호 부사장으로 변경됐습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홈페이지 내 펀드의 기간별 성과 표도 공란이 됐습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나사의 신임 국장이 임명되기 전까지는 몇 개 층을 쓸지는 확정하기 어렵지만, 처음엔 건물에서 나갈 수도 있다는 태도가 남는 쪽으로 바뀌긴 했다”며 “내년 미국 정부의 예산안이 확정되는 내년 초쯤엔 몇 개 층을 비우든 어떻든 재계약 여부가 결론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은 하나대체투자운용과 하나자산운용의 합병을 추진 중입니다. 나사와의 임대차 기간은 아직 3년이 남았지만 하나나사펀드 투자자들은 막연한 기다림 속에 손실이 확정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투인디펜던스스퀘어 빌딩. (사진=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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