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올해 코스피 상승률이 70%(2024년 12월30일 종가 기준)에 달하는 강세장이 펼쳐진 가운데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유동성 확장기라는 대외적 환경 속에서 반도체 주도 업종의 이익 증가 및 정책 기대감이 코스피를 견인할 것이라는 뼈대는 비슷하지만 정도와 속도, 인공지능(AI) 버블론에 대한 견해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습니다. 최악의 경우 3500포인트에서 최대 7500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부터 증권사들은 '2026년 주식시장 전망' 등을 통해 내년 주식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내년 코스피 밴드는 최소 3500포인트에서 최대 7500포인트까지로 요약됩니다. 내년 전 세계적인 유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AI 투자 붐으로 인해 반도체 업종 중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룹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파격적인 분석을 내놓은 곳은 KB증권입니다. 유례없는 3저 호황에 따른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 7500포인트까지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키움증권의 내년 전망치는 3500~5000포인트로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신중한 견해를 드러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KB증권입니다. KB증권은 최근 코스피 조정은 대세 상승장의 쉼표라며 조정 후 지수는 급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상황이 3저 호황(△달러 약세 △저금리 △저유가) 국면이던 1986년 4월과 유사하고, 코스피 최대 실적이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반도체와 전력이 견인하며 전년 대비 36% 증가한 401조원으로, 역대 최대치가 예상된다"면서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향후 실적 전망 변동에 따라 수정될 수 있지만 75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지난 11일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 같은 분석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AI 버블 논란과 관련해서도 "AI 확장 사이클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는 점을 감안하면 AI 산업과 닷컴 버블 비교 논란은 비현실적"이라고 평했습니다.
반면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키움증권(039490)의 경우 △실적 △유동성 △정책 등으로 인한 내년에도 코스피의 추가 레벨 업이 이어질 것이라 보면서도 △특정 업종 쏠림 현상 심화 △단기 지수 속도 부담 △AI 버블 붕괴 노이즈 △트럼프 관세 횡포 등으로 인해 주가 되돌림이 여러 차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계했습니다. 키움증권은 "올해 남은 기간 혹은 그 후에라도 주식시장은 그간 폭등에 따른 후유증 혹은 부작용에 직면할 소지가 있다"며 "한국, 미국 모두 단기적인 후유증을 얼마나 치러야 할지, 또 후유증을 어떤 요인으로 극복할지가 향후 증시 참여자들의 과제"라고 짚었습니다. AI 버블 논란에 대해서는 "AI 업체들의 수익성 불안, 과잉 투자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은 자제해야 하지만 내년 2~3분기 중 AI 업체들의 2027년 가이던스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성장 피크아웃이 나타날 가능성을 열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비교적 가장 최근 전망치를 내놓은
현대차증권(001500)은 AI 버블 논란에 대해 "수익성과 현금 흐름이 불분명한 스타트업이 주도했던 닷컴 버블과 달리 지금의 AI 투자는 대부분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파운드리 생산은 물론 글로벌 및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투자 경쟁도 과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습니다. 최근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도 "2025년 두 차례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권 보호와 맞는 투명성과 책임성이라는 글로벌 거버넌스 스탠더드를 경제 질서 기본 원리로 반영한 것이 강세장의 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생산적 금융으로 머니무브(MoneyMove) 과정에서 혁신기업과 코스닥 등 모험자본투자와 성장주(△AI △반도체 △바이오텍)가 우호적"이라면서 "자사주 소각과 부실 기업 퇴출 제도는 밸류에이션을 리레이팅할 요소"라고 판단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18일 2026년 전망 세미나를 열고 코스피 예상 밴드 등을 담은 내년 전망을 발표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코스피 예상 지수 밴드를 발표하지 않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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