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데나소프트, 국내 투자자 '해외 도박' 사이트 알선 의혹
전자지갑 업체 '스틱파이낸셜' 홈페이지, 해외 도박 사이트로 연결
스틱페이 '엑스포 참가' 사진엔 아데나소프 관계자들 등장하기도
스틱페이·페이퍼컴퍼니 관련자들은 정승우 아데나 대표 지인들
2025-09-23 06:00:00 2025-09-23 06:00:00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전자지갑 업체 '스틱파이낸셜'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해외 도박 사이트를 알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실질적 운영을 아데나소프트가 한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아데나소프트가 이 회사의 애플리케이션(앱)인 스틱페이 영업에 관여하고, 주요 임직원들도 겹치기 때문입니다. 형법 제247조에 따르면, 영리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아데나소프트가 스틱페이를 통해 내국인을 해외 도박 사이트로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사업을 했다면 법 위반 소지가 큰 겁니다. 
 
2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전자지갑 앱 스틱페이를 이용해 거래를 할 수 있는 '스틱플레이' 사이트의 첫 화면에는 '스틱플레이를 통해 온라인 게이밍 파트너사에 가입하세요. 즐기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스마트한 플레이, 지금 시작하세요'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안내에 따라 홈페이지에서 '게이밍 캐시백 파트너사' 페이지를 클릭하면 '캐시백률', '보너스', '게임 종류' 등의 카테고리로 분류된 해외 도박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카테고리에는 각 도박 사이트에서 받을 수 있는 보너스 비율까지 모두 공개되어 있습니다. 스틱플레이 홈페이지는 애초 계정을 생성할 때부터 '관심 게임 유형'이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어떤 도박을 즐길지 묻고, '카지노 게임', '스포츠 & E-스포츠 베팅', '기타 게임'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계정 생성 당시에는 국적과 국가별 코드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데나소프트웨어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코인지갑 '스틱페이'를 통해 거래를 할 수 있는 '스틱플레이' 화면. (사진=스틱플레이 화면 캡처)
 
취재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스틱파이낸셜 관계자들은 2019년경부터 해외 FX(Foreign exchange) 엑스포, 도박 엑스포를 다니며 카지노 업체나 FX마진거래소를 가맹점으로 가입시키는 등 영업을 했습니다. 스틱페이를 통해 해외 도박 사이트나 FX마진거래소의 거래를 도우면서 불법도박 및 은닉 자금세탁의 용도로 해당 앱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스텍페이 '가맹점 유치' 영업 사진에 아데나 직원들 등장해
 
특히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사진을 보면, 해외 도박 엑스포에 참가해 영업을 하는 스틱페이 관계자들은 모두 아데나소프트 관계자들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인물은 황○○씨로, 아데나소프트의 주주입니다. 황씨는 정승우 아데나소프트 대표의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합니다. 
 
왼쪽에서 두 번째 인물은 정○○씨입니다. 아데나소프트의 자회사 유핀테크허브의 대표입니다. 정씨는 스틱페이의 총괄로도 근무한 바 있습니다. 나머지 두 사람도 모두 현직 아데나소프트 직원입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스틱페이 앱 개발자이기도 합니다.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사진을 보면, 해외 도박 엑스포에서 영업을 하는 스틱페이 관계자들은 모두 아데나소프트의 관계자들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더구나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승우 대표는 2023년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등록 머천트(마진거래소, 도박사이트 등) 수는 57개다. 스틱페이 내 배너 구좌에 스틱플래이 홍보 배너 셋팅 완료했다. 가입 유도 프로모션 후 반응 지속 유지 예정이다"라는 등 스틱페이 운영과 관련된 내용을 공지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서는 '온라인 카지노에서 스틱페이로 결제하는 방법'이라는 설명과 함께 프로모션이 진행된 것도 확인됩니다. 사실상 아데나소프트 관계자들이 스틱파이낸셜을 운영하며 '가공거래'를 해온 정황인 겁니다. 
 
아데나소프트가 은행에 제출한 인보이스 등을 확인해 보면, 스틱파이낸셜은 한해 40억원가량의 용역 대금을 아데나소프트에 보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2019년 아데나소프트의 개별 감사보고서에는 이 회사의 영업수익(매출)이 118억원입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영업수익의 25% 정도는 스틱파이낸셜을 통해 발생한 겁니다. 
 
이 사진과 관련해선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스틱파이낸셜의 대표는 공교롭게도 랜드에프엑스(LAND-FX·현 랜드프라임) 대표인 박○○씨였습니다. 아데나소프트 측은 본지가 11일 보도한 (단독)'상장 철회'한 아데나소프트…가공거래 의혹 제기 보도와 관련해 본지에 "랜드에프엑스의 대표 박씨는 아데나소프트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사진은 아데나소프트 직원들이 박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에 도박 업체 가맹점 유치를 위해 영업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겁니다. 
 
온라인상에서 확인 가능한 '스틱페이'를 통한 온라인 카지노 등 도박 사이트 프로모션. (사진=뉴스토마토)
 
아데나 고객사, 페이퍼컴퍼니 곳곳에 정승우 인사들
 
아데나소프트는 2020년 5월 상장 신청을 했다가 6개월 뒤인 같은 해 11월 돌연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서는 상장 심사를 통상 45일 안에 끝냅니다. 그런데 아데나소트프는 이례적으로 6개월가량 걸린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승인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데나소프트의 주요 고객사는 랜드에프엑스, 와이즈비트코인(현 Batonex), 엔콕글로벌(NKOK GLOBAL), 스틱파이낸셜 등입니다. 상장 심사 당시에도 아데나소프트가 이 고객사와 한 거래가 가공거래인지 여부가 문제가 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 본지 취재 결과 아데나소프트의 주요 고객사에는 모두 정승우 대표의 지인들이 임직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가공거래를 통해 자금 빼돌리기 등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짙어지는 대목입니다. 
 
스틱파이낸셜은 2018년 박●●씨의 이름으로 설립됐습니다. 그는 랜드에프엑스 대표인 박○○ 부인입니다. 앞서 지난11일 본지 보도 이후 아데나소프트 측은 '랜드에프엑스는 본인들과 관계가 없다'라는 식으로 해명했습니다. 당시 통화로 해명을 한 인물은 스틱파이낸셜 이사로 등재된 조○○씨였습니다. 그는 랜드에프엑스의 전 지사장이자, 현재는 아데나소프트에서 전략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아데나소프트가 랜드에프엑스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정승우 대표의 측근들이 대표로 있는 페이퍼컴퍼니들은 계속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미국에도 랜드에프엑스가 있었습니다. 해당 업체를 설립한 인물은 이○○씨로, 정승우 대표의 지인입니다. 이씨는 엔콕글로벌의 대표인데, 아데나소프트 자회사 유핀테크허브의 주주이기도 합니다.
 
별개의 회사이지만 한국에도 엔콕(현 아이소프트웨어)이 존재합니다. 대표는 정승우 대표의 측근인 황씨입니다. 황씨는 스틱파이낸셜이 도박엑스포에 참여해 도박업체 유치를 할 때 참여해 영업했던 인물인데, 현재는 서울에 위치한 아데나소프트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호명을 아이소프트웨어로 바꾼 엔콕은 아데나소프트의 거래처이기도 합니다. 
 
[반론]
 
아데나소프트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계약서에 비밀유지 약정이 돼 있어서 (고객사 명단을) 공개할 수 없고, 고객사에서 벌어지는 일을 우리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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