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경 사퇴에도 '부동산 후폭풍'…'추미애·최민희' 악재까지
이상경 국토부 차관, '부동산 망언'…자진 사퇴
국힘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하라"
추미애·최민희 국감서 잇단 논란…여권 '골머리'
2025-10-26 15:47:27 2025-10-26 15:47:27
[뉴스토마토 김성은·이효진 기자]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의 불명예 퇴진에도 여권발 부동산정책 후폭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야권에선 전면적인 부동산정책 수정을 주장하고 나서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다주택 논란으로 맞불을 놓았지만, 역풍은 가라앉지 않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추미애·최민희 민주당 의원의 잇단 구설까지 겹치며 정부·여당이 이중 악재에 직면했습니다.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지난 24일 밤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3일 국토부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해 '부동산 망언'에 사과를 표명한 이 전 차관 모습.(사진=국토부 유튜브 갈무리)
 
 
"이 대통령 직접 사과하라"…야, 연일 거센 공세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전 차관은) 갭투자(전세 낀 매매)를 했다는 치명적인 도덕성 문제, 정책 추진 주관자로서 동력의 문제 등을 고민 끝에 사퇴한 것"이라며 "그 사퇴가 직 버리고 집을 택했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현재로선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최선 선택 아니었겠냐는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 전 차관은 지난 19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10·15 부동산 대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정작 이 전 차관의 배우자는 지난해 7월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를 33억5000만원에 매입했으며, 같은 해 10월 14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해 갭투자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최근 이재명정부가 발표한 10·15 대책은 대출 규제와 수도권 규제 지역 확대를 담고 있습니다. 주택 매수에 제약을 둬 집값 상승세를 막겠다는 전략입니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구멍이 줄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마당에 이미 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이 전 차관의 실언에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습니다.
 
결국 이 전 차관은 여야 할 것 없이 쏟아진 사퇴 요구에 지난 24일 밤 국토교통부 언론 공지를 통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국토부 유튜브 채널 생중계에 출연해 사과를 표명한 지 하루만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곧바로 이 전 차관의 사의를 재가했지만,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후폭풍은 거셉니다. 국민의힘에선 이 전 차관의 사퇴를 넘어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차관 한 명 해임으로 끝낼 일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와 대국민 사과하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10·15 부동산 재앙'을 차관 한 명 사퇴로 덮으려 하고 있다"라고 각을 세웠습니다.
 
여론이 악화하자 민주당은 장 대표를 정조준해 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자신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구로구와 지역구인 충남 보령 등 총 4채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민심이 쉽사리 여당 편에 서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날 KB부동산이 발표한 10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 9월 대비 1.46% 올라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상승 폭은 전월(0.82%)과 비교해 0.64%포인트 커졌고, 상승률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한 부동산 후폭풍도 가라앉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슈 메이커' 추미애·최민희…"심각하게 보고 있다"
 
내치 악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최민희 의원이 '이슈 메이커'로 떠올랐습니다. 중재자 역할을 잊은 채 야당과 직접 싸우는 것은 물론, 과도한 행보로 논란을 만들며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추 위원장의 경우 처음부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간사 선임을 막아서며 '추·나 대전'에 불을 지폈습니다. 지난달 22일 검찰 개혁 입법 청문회를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과 거세게 항의하는 나 의원을 향해 "검찰을 개혁하면 큰일 나는가"라며 "이렇게 하는 게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말했습니다. 대학교 선후배 사이인 윤석열씨와 나 의원의 사적 인연을 부각한 발언입니다. 
 
당 지도부와 사전 상의 없이 법사위 차원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강행하는가 하면, 지난 13일 대법원 국감에 출석한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불허하며 질의응답을 요구해 사법부와의 대치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다음날 법무부 국감에서는 김건희 특검의 수사를 받은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양평군 공무원 사망사건을 두고 "타살 의혹이 있는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습니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듯한 발언에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 위원장이 있는 과방위에서는 국감 돌입 후 매일 새로운 논란이 터져 나왔습니다. 지난 16일 과방위 국감에서 김우영 민주당 의원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욕설 문자'로 충돌했을 당시 최 위원장은 취재 중인 기자들을 향해 "나가달라"는 말을 반복하며 퇴장을 요구해 독단적인 운영 논란이 일었습니다. 
 
지난 20일 MBC 국감 비공개 업무보고에서는 본인이 나온 뉴스가 편파적이었다며 국감장에 있는 MBC 보도본부장에게 퇴장을 명령했습니다. 이에 MBC 기자회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고 언론과의 갈등으로 격화했습니다. 
 
또한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 국회에서 진행한 자신의 딸 결혼식을 지적하는 박정훈 의원과 공방을 벌였습니다. 최 위원장은 "문과 출신인 제가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거의 잠을 못 잘 지경"이라며 "집안일이나 딸의 결혼식을 신경 못 썼다"고 토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거듭된 논란에 당 지도부도 최 위원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원내지도부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과유불급"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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