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구글이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3'를 공개하며 오픈AI 챗GPT 추격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지난 3월 제미나이2.5를 선보인지 8개월 만의 기술 개선으로, 구글은 '가장 똑똑한 에이전트'라는 표현까지 내세우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챗GPT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제미나이3를 발표하며 "전례 없는 깊이와 뉘앙스를 이해하는 추론 능력을 갖춘 모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번 모델의 핵심은 검색 서비스와의 연동입니다. 이용자가 구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한 뒤 AI 모드 탭으로 이동하면 기존 챗봇과 유사한 형태로 제미나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검색 시장에서 오픈AI·퍼플렉시티 등을 앞서겠다는 구글의 전략이 읽히는 대목입니다. 적용은 미국부터 시작되고, 한국에는 이후 순차 도입될 예정입니다.
(사진=구글)
성능 지표에서도 제미나이3는 경쟁 모델을 앞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용자 참여형 LM아레나 리더보드에서 1501점을 기록해 일론 머스크가 개발한 그록4.1과 챗GPT 계열 모델을 제쳤습니다. 고난도 추론 능력을 재는 HLE(Humanity’s Last Exam)에서도 37.5%로 최고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경시대회 수준의 수학 테스트인 ‘매스아레나 에이펙스’에서도 기존 최고점(5.21%)을 크게 뛰어넘는 23.4%를 기록했습니다. 구글은 "과학·수학 등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제미나이3는 이전 세대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다시 한 번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지능, 에이전트, 개인화의 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며 모든 사람에게 진정으로 유용한 AI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M아레나 리더보드 성능 지표. (사진=구글)
글로벌 AI 경쟁에서는 구글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반응이 미미합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제미나이의 10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6만8000명으로 한 달 새 10% 감소했습니다. 사용자당 평균 이용 시간도 1분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같은 기간 챗GPT는 국내 MAU가 1300만명을 넘어섰고 평균 이용시간도 109분까지 늘었습니다. 경쟁 모델인 앤트로픽의 클로드 역시 10월 국내 MAU가 8만명대로 제미나이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내 AI업계에서는 글로벌 무대의 기술 경쟁과는 별개로, 한국 시장에서는 이미 형성된 챗GPT 락인효과와 서비스 경험이 향후 주도권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픈AI는 국내 1위 메신저 카카오톡과 손잡고 생태계를 넓히고 있으며, 앤트로픽도
SK텔레콤(017670)과 협력하며 자사 모델의 활용 접점을 키우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모델의 절대적 성능보다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시장 판도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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