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팟 vs 0%…기업 성과급 ‘양극화’
반도체·방산·조선은 성과급 ‘잔치’
하이닉스 1억…빈봉투 받는 석화
원·하청 격차 해소 목소리도 제기
2026-01-13 15:24:16 2026-01-13 15:32:28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성과급 지급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업종별 실적에 따른 ‘보상 양극화’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입니다.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조선·방산업계는 최대 1억원에 달하는 ‘성과급 잭팟’을 터뜨린 반면 석유화학·배터리 등 업황이 부진한 기업의 경우 구조조정 논의로 보상을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을지로 마천루 전경. (사진=뉴시스)
 
13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말 실적 결산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성과급 잔치는 반도체, 전력기기, 조선, 방산 업종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SK하이닉스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노사 합의를 통해 기존 기본급 기준 1000%였던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작년 영업이익으로 44조7503억원을 예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 반기보고서 기준 SK하이닉스 본사 직원 수가 3만3625명(미등기임원 포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당 평균 1억원 이상이 책정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올해 영업이익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직원들의 성과급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생산성격려금(PI)도 이달 중 지급할 예정입니다. PI는 반기별로 회사가 목표로 했던 생산량을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인센티브로 기본급의 150% 수준이 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작년분 성과급(OPI)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매년 한 차례 지급되는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 목표치를 상회할 경우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2025년도 OPI는 연봉의 43~48%를 책정됐으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45~50%가 지급될 예정입니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생활가전(DA) 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의료기기사업부의 OPI 지급률은 연봉의 9∼12%로 예상됐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삼성전자는 또 지난해부터 임원에게만 지급하던 성과급 주식보상을 직원까지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2025년 임직원 OPI 주식보상안’도 실시합니다. 일반 직원들도 성과급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회사 성과와 임직원 간의 이해관계 일치를 통해 실적 성장과 책임경영을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성과급 지급률 증가율이 높은 곳은 HD현대일렉트릭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성과급을 기본급 대비 1195%로 확정했습니다. 이는 전년(1077%)에 이어 2년 연속 ‘네 자릿수’ 지급률을 기록한 것으로 인공지능발 전력기기 호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글로벌 방산, 원전 시장 재편으로 실적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방산 업종의 경우 기업별 희비가 갈린 상황입니다. 역대급 실적에도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탓입니다.
 
현재 LIG넥스원은 고정 OT(연장근로) 제도를 놓고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며 임금·단체협상에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사는 영업이익 목표 달성 성과급 최대 500만원과 생산 목표 달성 격려금 최대 750만원 등 직원당 최대 1250만원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으며 현대로템은 기본급의 450%와 최대 1620만원의 일시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고부가 선박 인도 등이 이어진 조선업은 성과급 분배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한화오션이 지난해 말 상생협력 선포식을 열고 2025년도 성과급부터 하청 직원 1만5000명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비율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원·하청 격차 해소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섭니다.
 
이 밖에 수요둔화(캐즘)에 직면한 배터리와 석유화학 업계는 성과급은커녕 구조조정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판인데 다른 곳과 같은 몇천 퍼센트의 성과급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연봉도) 기본급만 조금 오른 정도”라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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