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지난 2020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회동 이후 양사가 강화해온 협력의 상징 ‘아이오닉3(콘셉트 쓰리)’가 오는 4월에 공개됩니다. 아이오닉3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현대차의 야심작으로, 삼성SDI의 최신 배터리 P6가 탑재됩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를 비롯한 로봇 등 다양한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5일(현지시각)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사전 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회장과 이 회장이 뜻을 모은 것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이 회장과 단독으로 만났습니다. 두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양사 협력의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이후 현대차와 삼성SDI의 협력은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아이오닉3는 현대차가 삼성SDI 각형 배터리를 처음 적용하는 전기차 모델입니다. 양사는 약 50만대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이는 협력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현대차는 그동안 주로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사용해왔습니다.
삼성SDI는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전기차 GV90에도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GV90의 양산 및 출시 일정이 올해 하반기 이후로 밀리면서 아이오닉3가 ‘최초’ 타이틀을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SDI 입장에서는 이번 계약은 의미가 큽니다. BMW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사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BMW가 차세대 전기차인 노이어 클라쎄 iX3 배터리 공급사로 중국 CATL을 낙점한 것을 만회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아이오닉3는 삼성SDI뿐 아니라 현대차에도 성과가 중요한 모델입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캐스퍼 일렉트릭(인스터)을 유럽 시장에 출시하면서 준수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골목이 좁은 유럽에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기차 핵심 시장인 유럽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에 이어 현지 전략 차종인 아이오닉3를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견인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아이오닉3는 지난해 9월 독일 뮌헨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를 양산한 모델입니다.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현대차의 전략이 담겼습니다.
아이오닉3에 장착될 삼성SDI의 P6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와 충전 효율이 크게 개선된 차세대 제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주목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정 회장, 이 회장의 만남, 이른바 ‘깐부 회동’을 통해 논의된 협력이 아이오닉3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을 활용한 첨단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현대차는 삼성, 엔비디아와의 삼각 협력을 통해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입니다.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기술 동맹을 통해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현대차와 삼성의 배터리 협력은 아이오닉3를 시작으로 향후 출시될 여러 전기차 모델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대표 기업들이 손잡고 만든 모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양사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