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에 연연 없다…'보유세' 시그널까지
7월 세제개편안, '보유세' 포함 유력
증시 받쳐주고…풍선효과는 '제한적'
2026-02-02 17:58:49 2026-02-02 18:56:03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이어 보유세 강화까지 시사한 배경에는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자금 흐름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형성된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부동산 규제에 따른 정치적 부담과 시장 불안을 완충하면서, 정책 자신감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선 후 수요 억제 '본격화'…정점에 '보유세 카드'
 
2일 정치권과 부동산 시장 안팎에서는 6·3 지방선거 이후 정부가 보유세 강화를 포함한 수요 억제 정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규제의 신호탄에 불과하다는 해석입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밝힌 입장은 일관되게 실행한다"며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강경한 부동산 메시지가 일회성이 아닌 정책 기조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적정한 수요 억제책은 과거에도 구사했고, 앞으로도 얼마든 구사할 수 있다"며 세제 등 추가 수단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양도세 중과 재개에도 다주택자가 버티기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팔 때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겠냐"며 보유세 강화를 시사했습니다.
 
실제 대출 규제와 규제지역 확대가 이미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남은 정책 수단은 사실상 보유세 인상뿐입니다. 이미 문재인정부 시절, 각종 부동산 규제 속에 다주택자 상당수가 '똘똘한 한 채' 전략으로 갈아탄 만큼, 다주택자 규제만으로는 부동산 상승세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이에 다주택자뿐 아니라 고가 1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보유세 강화는 지방선거 이후 7월 말 세제 개편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지난달 29일 "보유세·거래세를 포함해 합리적인 개편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정부는 보유세 강화를 위해 국회 입법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60%인 이 비율은 행정부 결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정부 당시에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에서 95%까지 단계적으로 올린 전례가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80%로 오를 경우, 공시가격 상승 효과까지 겹치면서 보유세 부담이 20~30%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상향도 거론됩니다. 이 수치 역시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올해 공동주택·단독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각각 69%, 54%로 2023년 이후 동결된 상태입니다.
 
보유세는 시세를 반영해 산정된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곱해 산출됩니다. 따라서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면 세율을 조정하지 않아도 세 부담이 늘어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부동산 대신 주식"…규제 충격 흡수하는 '머니무브'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1월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약 22조원 줄었습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뺄 수 있는 예금입니다. 
 
반면, 금융투자협회 집계에서 투자자 예탁금은 1월29일 기준으로 103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로 옮겨둔 돈으로, 언제든지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증시 대기 자금'에 해당합니다.
 
은행의 대기성 자금이 줄고 증시 대기 자금이 늘면서, 부동산에 집중되던 자금이 금융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입니다. 결국 정부가 세제 카드를 포함한 부동산 수요 억제책을 꺼내더라도 시장과 여론의 충격이 과거보다 완화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규제가 곧바로 '자산 박탈' 프레임으로 연결돼 민심이 악화되기보다, '집 말고 주식'이라는 대체 서사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문재인정부 시절과 달리 이번 집값 상승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 국한돼 있어, 전국적 풍선효과로 번질 가능성도 제한적입니다.
 
이 대통령은 '버티면 정부가 물러날 것'이라는 시장 기대를 더는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각오입니다. 관건은 수요 억제책이 공급 체감 시점까지 시장을 눌러둘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정부가 1·29 공급 대책을 통해 수도권 도심 공급 확대를 제시했지만, 대규모 물량이 실제 시장에 반영되는 시점은 2030년 전후로 당분간은 규제를 통해 수요를 조절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