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생보사, 유병자 문턱 낮춘다…손해율 리스크는
대형 생명보험사, 인수 조건 완화하고 적용 개수도 확대
신계약 늘리고 건강보험 경쟁력 목표…손해율 관리 관건
2026-02-26 06:00:00 2026-02-2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4일 09:5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생명보험 업계가 유병자 대상 간편보험 가입 문턱을 낮추고 있다. 특정 질병이 있어도 가입 가능한 '예외질환' 특약에서 즉시 인수 조건을 완화하고, 적용 질환 개수도 확대 중이다. 신계약 건수를 늘리고 건강보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다만 유병자 기반인 만큼 계약의 질적인 측면에서 손해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경미한 예외질환, 인수 조건 완화하고 적용 개수도 늘려
 
24일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명보험사는 올해 유병자를 위한 보험 상품에서 예외질환 관련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예외질환이란 고객이 현재 특정 질환을 앓고 있거나 과거 병력이 존재했어도 보험 인수(가입)가 가능하도록 설정한 질병군이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생명(032830)은 간편 고지 예외질환을 계속 늘려 현재 6996가지를 두고 있다. 질환 치료를 끝내면 제외 특약(부담보, 보장하지 않음) 없이 즉시 인수한다. 질병 고지 개수 제한과 입원일수, 대기 기간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한화생명(088350)의 경우 영업 포인트 중 하나로 '인수 혁신'을 내세우고 경미질환 최대 1600개 인수 조건을 완화했다. 암·뇌·심(암, 뇌혈관, 허혈성 심장질환) 3대 질환과 입원·수술에 대한 것으로, 비납입면제형 기준 ▲척추질환 등 1600개 ▲상피내암 등 1100개 ▲위염 등 600개가 대상이다.
 
본래 경미질환이 있는 고객 계약을 인수할 때는 질환별 조건이 있는데 3개월 경과, 입원 4일 이하 등이다. 한화생명은 이러한 조건 없이 즉시 인수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경미질환이고 완치했어도 즉시 인수 리스트에 없는 질병은 가입이 불가했지만 이 역시 인수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완치소견서를 제출하고 추가 심사를 받는다는 조건에서다. 질병 분류는 보험사마다 다른데, 한화생명도 분류를 세분화하면 1만개 넘게 적용하고 있다. 
 
KB라이프는 간편 심사 경증 예외질환을 기존 3635개에서 7402개로 두 배 늘렸다. 양성종양부터 위장염, 호흡기질환, 안구질환, 근골격계질환, 임신 관련 질환 등을 폭넓게 다룬다. 신한라이프도 예외질환 개수를 추가(1월 286개)하고, 즉시 인수 조건을 완화했다. 신한라이프는 간편 심사 예외질환이 1만개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신계약 확보하고 건강보험 경쟁력 제고…손해율 관리는 '요주의'
 
예외질환 인수 조건 완화와 적용 개수 확대는 보험영업에서 더 많은 신계약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보험업계는 지난 2023년 회계 기준이 IFRS17으로 바뀐 뒤 장래 미실현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 성장을 위해 신계약 경쟁에 몰두해 왔다.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의하면 21개 생명보험사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건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총 1009만건이다. 전년도 동기는 931만건이었다. 앞선 2023년 대비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예외질환 인수 문턱을 낮추면 신계약 양적인 측면에서 확대 여력이 더 커진다. 특히 보험업계 주요 격전지로 떠오른 건강보험과 질병보험 영역인 '제3보험'에서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건강보험은 손해보험사가 활발하게 영업하고 있기 때문에 생명보험사가 진출할 때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라면서 "보장 한도를 높이고 보험료를 낮추면 되지만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한도가 있기 때문에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질적인 부분에서는 수준이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 예외질환이 유병자를 대상으로 삼는 만큼 손해율 확대 가능성이 일반적인 표준체보험보다 더 높아서다. 이 경우 신계약에서 CSM을 얻는 효율성(CSM 환산 배수)이 떨어질 수 있다.
 
보험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고객을 늘리려는 차원이지만 계약 심사인 언더라이팅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면서 "예외질환 부담보가 설정될 수 있고, 보험사 내부적인 조치가 따로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질병 간 상호 연계성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손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따른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언더라이팅에서 내부 경험통계를 사용하고 그에 기반해 예외질환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손해율이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언더라이팅 경험치로 커버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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