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증권사, 부동산PF 고액 자문 수수료 분쟁
시행사, 증권사 상대 부당이득금 56억대 소송
시행사 “실질적 이자” vs 증권사 “정당한 수수료”
법원, PF 수수료 적정성 판단 주목
2026-03-11 14:47:08 2026-03-11 15:21:5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메리츠증권과 LS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과정에서 수취한 고액 수수료를 두고 시행사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재판은 증권사 금융자문 수수료의 법적 정당성을 다루고 있어, 향후 금융투자업계 수수료 체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됩니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 시행사인 브이씨바빌론은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메리츠화재, LS증권 및 자산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인 강릉베스트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분쟁의 발단은 강원도 강릉의 생활형 숙박시설 개발 사업입니다. 지난 2019년 당시 약 580억원 규모의 PF 대출이 실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시행사인 브이씨바빌론은 주관사 및 대주단 측에 금융 자문 수수료를 지급했습니다. 원고인 브이씨바빌론 측이 이번 소송을 통해 반환을 청구한 금액은 56억여원에 달합니다.
 
원고 측은 증권사들이 실질적인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자문료 명목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수취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피고인 증권사들은 해당 수수료가 대출 계약 성사를 위한 정당한 부수적 조건이며, 양측 합의에 따른 계약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재판의 최대 쟁점은 수수료의 법적 성격입니다. 증권사들은 해당 업무가 시행사를 위한 '자문(위임 사무)'이 아닌, 증권사 자신의 위험 관리를 위한 '자기 사무'였음을 석명(사실 설명) 자료에서 인정했습니다. 이는 법원이 수수료 적정성을 따져 강제로 금액을 깎을 수 있는 '위임 사무'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도 비칩니다.
 
이에 대해 시행사 측은 자기 사무라면 지급된 수수료는 결국 돈을 빌린 대가인 '이자' 성격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역공에 나섰습니다. 수수료가 실질적인 이자로 규정될 경우 이자제한법 등에 따라 감액될 수 있습니다. 이에 자기 사무 수수료를 인정한다면, 그것이 이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견해를 밝힐 것을 증권사들에 요구했습니다.
 
대리인들의 화력 대결도 뜨겁습니다. 시행사는 법무법인 동인을 선임해 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메리츠 계열 피고들은 금융 소송에 강한 법무법인 지평을, LS증권과 강릉베스트는 법무법인 화우를 내세워 방어막을 쳤습니다.
 
법조계 관계자는 “그동안 PF 시장에서 통용되어 온 금융자문 수수료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법적 성격을 명확히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판부가 수수료를 서비스의 대가로 볼지, 아니면 대출 조건의 일부로 볼지에 따라 향후 증권업계의 PF 사업모델과 수익 구조 설계 방식에도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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