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PV5’, 중국은 ‘아이오닉V’…현대차그룹의 핀셋 공략
PBV, 승용차보다 전기 밴 시장 먼저 공략
아이오닉V 핵심 기술 현지화…중과 협업
2026-05-14 14:32:55 2026-05-14 14:51:5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중국과 일본에서 과거와는 다른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모든 라인업을 동원하던 과거의 방식을 버리고, 시장의 가장 약한 고리를 정밀하게 타격하는 이른바 ‘핀셋 공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장 김상대 부사장(왼쪽부터) , 기아 PBV 재팬 타지마 야스나리 대표이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기아)
 
기아는 지난 13일 일본 도쿄 기아 PBV 재팬 도쿄니시 직영점에서 ‘PV5 일본 시장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현지 판매 계약을 시작했습니다. PV5는 기아가 처음 선보인 전용 PBV(목적기반차량) 모델입니다. 
 
기아가 일본 시장에서 승용차가 아닌 PBV를 앞세운 점이 눈에 띕니다. 일본 승용차 시장은 소비자 성향이 보수적인 탓에 자국 브랜드 비중이 높아 해외 완성차업체가 진입하기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힙니다. 기아는 일반 승용차보다 물류·셔틀·지역 이동 서비스 등 상용 수요가 있는 전기 밴 시장을 먼저 공략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아는 PV5가 선택권이 제한적인 일본 전동화 상용차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이 되는 동시에, 물류 증가, 인력난, 지역 교통 공백 등 사회적 과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인 만큼, 기아는 중소형 EV 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PBV로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아는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종합상사 소지츠와 협력해 왔으며, 지난해 소지츠 100% 출자 법인인 ‘기아 PBV 재팬’을 설립했습니다. 현재 일본 내 7개 딜러샵과 52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며, 연내 각각 11개, 100개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우선 패신저와 카고 모델을 선보인 뒤 휠체어 접근 차량(WAV) 모델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2028년에는 후속 모델 PV7도 투입할 예정입니다. 판매와 정비, 금융, 충전 인프라를 아우르는 현지 운영 생태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차 언론 공개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 중국권역본부장 오익균 부사장(왼쪽부터) ,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 베이징자동차그룹 장젠용 동사장, 모멘타 CEO 조쉬동, 베이징자동차그룹 창루이 총경리. (사진=현대차)
 
중국 전선에서는 현대차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판을 짜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아이오닉 브랜드 최초의 중국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아이오닉V의 핵심은 기술 현지화입니다. 플랫폼은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했고, 배터리는 CATL과 협업해 탑재했으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는 중국 자율주행 전문 기업 모멘타의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부품 하나하나를 중국 생태계 안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현지 기업과의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시장에 녹아드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해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함께 베이징현대에 80억위안(약 1조5500억원)을 공동 투자했으며, 향후 5년간 20종의 신규 모델을 중국 시장에 투입해 연간 5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행보는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규모의 경쟁에서 수익성과 생태계 선점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줍니다. 일본에서는 자국 완성차업체들이 미처 대비하지 못한 중소형 전기 상용 밴 시장을 파고들고, 중국에서는 현지 기술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토대로 자국 브랜드가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현지 생태계에 녹아드는 형식으로 맞서 구조입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일본 시장에 대해 “배워 나가야 하는 장소임과 동시에 도전해야 하는 장소”라고 밝힌 바 있으며, 중국에 대해서도 “가장 어려운 시장이지만 다시 한번 재기해서 성공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