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중국 털고 넥서스 품은 한샘…IMM PE의 8000억 만기 방정식
자산 매각서 구조조정으로…대주단 설득 논리 전환
만기연장 명분 쌓았지만…업황 부진은 여전한 변수
2026-05-20 06:00:00 2026-05-2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8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포트폴리오 기업인 한샘(009240)의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만성 적자를 기록하던 중국 사업을 전면 철수하는 한편, 우량 자회사인 한샘넥서스를 본체로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두고 오는 12월 도래하는 8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만기 연장(리파이낸싱)을 성사시키기 위한 대주단 설득 작업이라는 해석이지만, 부진한 업황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한샘 인수 당시 조달한 약 8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의 만기 연장을 놓고 하반기 대주단 협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지난 2021년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 등의 보유 지분 27.7%를 총 1조 45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블라인드펀드 자금과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롯데쇼핑(023530)의 출자금 외에, 신한은행과 한국투자증권 등 대주단으로부터 8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한샘 인테리어 내부 (사진=한샘)
 
자산 매각서 구조조정으로…대주단 설득 논리 가다듬는다
 
IMM PE가 맞닥뜨린 가장 큰 부담은 담보가치 훼손이다. IMM PE는 한샘 인수 당시 주당 22만1000원을 지불했지만, 이후 한샘 주가는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현재 IMM PE의 한샘 지분율 35.4%를 단순 계산한 지분가치는 약 3500억~37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8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원금과 비교하면 LTV는 200%를 웃도는 셈이다. 이는 알려진 약정 기준인 최대 85%를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다.
 
그동안 IMM PE는 자산 매각을 통한 방어에 나섰지만, 실적 개선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4년 당시엔 한샘의 EBITDA가 572억원으로 연간 기준액 1350억원에 미달했지만, 상암 사옥을 3200억원에 매각하면서 재무약정 테스트 기준을 넘길 수 있었다. 이후에도 IMM PE는 한샘의 상징과도 같던 방배점 매장 부지 및 건물을 약 322억원에 매각하면서 주요 부동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이 올해 인수금융 만기 연장 과정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대주단 입장에선 부동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현금 유입만으로 만기 연장을 판단하기는 어렵고, 현재 높아진 시장 금리 상황을 고려하면 본업에서의 실적 개선이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주단은 이미 여러 차례 재무약정 테스트 면제권(웨이버)를 부여한 바 있다. 웨이버란 재무약정 위반이나 담보 부족 사유를 인지했음에도, 일정 기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대출금 조기 회수 등의 권리 행사를 유예해 준 조치를 말한다. IMM PE는 주가 폭락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기한이익상실(EOD) 위기가 올 때마다 자금 수혈이나 자산 매각 조건으로 웨이버를 획득해 위기를 넘겼다. 2022년 말, 2024년 9월, 2025년 10월 등이다. 특히 지난해 10월엔 부동산 매각과 같은 외부 요인이 없어 사업 성과로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는 점에서 올해 결과물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IMM PE의 설득 논리도 자산 매각을 통한 급한 불 끄기에서 본업 중심의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한샘은 지난해 중국 사업과 비핵심 계열사를 잇따라 정리했다. 2025년 7월 중국 소주법인 지분을 현지 회사인 소주복태신소재과학기술유한회사에 매각했고, 상해법인은 청산했다.
 
국내에서도 정리 작업은 이어졌다. 종합시공을 담당하는 한샘서비스1(강남, 강동, 송파, 영남)은 2025년 9월 한샘서비스3(강북, 북부, 강원)을 흡수합병했고, 같은 해 11월 한샘개발 지분을 지티에스홀딩스에 매각했다.
 
최근에는 수입 인테리어 자회사인 한샘넥서스를 흡수합병하며 압구정·성수·한남 등 서울 핵심 지역의 고급 재개발·재건축 단지 공략에 나설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한샘은 연 90억원대 순이익을 내는 프리미엄 인테리어 자회사를 본체로 들여오면서 체질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샘넥서스는 고급 인테리어 건축자재 판매를 담당하는 주요 종속회사로, 리하우스·B2B 사업과의 결합 여지도 크다.
 
인수금융 연장 승인 '명분 쌓기' 나서지만…업황 부진은 여전히 부담
 
IMM PE 입장에서는 자사주 처리 문제도 대주단 설득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샘은 보통주 693만3606주, 지분율 29.46%에 해당하는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전량 소각이 실행될 경우 IMM PE 측 지분율은 35.4%에서 50.2%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3차 상법 개정에 따라 해당 물량은 내년 9월까지 원칙적으로 소각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샘 측은 “상법 개정안의 취지를 고려한 검토를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일정이나 규모 등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자사주 소각이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인 만큼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일각에선 IMM PE가 향후 원매자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통매각할 수 있는 지분 구조를 만드는 효과를 노려 대주단에 확실한 엑시트 구조를 제시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2대 주주이자 공동 투자자인 롯데쇼핑의 역량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한샘 인수 당시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고, 한샘 매각 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IMM PE 단독 투자 건이 아니라 대기업 SI가 함께 얽혀 있는 구조라는 점은 대주단 입장에서 만기 연장 판단 시 고려할 수 있는 요소다. 이번 한샘넥서스 합병을 통해 강화된 B2B 하이엔드 가구 역량을 롯데백화점, 롯데건설 등 그룹사 인프라와 연계하는 시나리오도 대주단의 연장 승인 명분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련 업계에선 올해 저조한 업황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실제로 한샘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4%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상회했지만, 저조한 분양 및 입주로 홈퍼니싱과 B2B 매출액은 각각 –6.1%, -34.0% 감소했다. 향후 구매원가 절감과 제조라인 효율화 등으로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한 업황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매매거래량이 전국적으로 증가했고, 3월 진행한 쌤페스타 일평균 주문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외형 및 수익성의 완만한 동반 성장은 지속 가능할 전망"이라면서도 "2분기부터 나타날 타이트한 자재수급 상황은 불가피한 리스크 요인이고, 펀더멘털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업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한샘넥서스 합병은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이라며 "LTV가 약정 기준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IMM PE로서는 자산 매각보다 본업 체질 개선과 계열사 정비를 앞세워 만기 연장의 명분을 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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