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김용남 성범죄 변호' 기사를 쓴 이유
2026-05-20 06:00:00 2026-05-20 06:00:00
<뉴스토마토>는 최근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김용남 후보 검증 기사를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부장검사 출신인 김 후보가 2012년부터 2024년까지 변호사로 활동하며 30여건의 성범죄 사건을 수임해 피고인들을 변호했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김 후보가 맡은 사건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부터 집단 성폭행, 불법촬영, 강도강간까지 다양했습니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변호사로서 성범죄 사건을 수임한 그 자체를 비판할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헌법 제12조엔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했습니다. 헌법 제27조와 형사소송법 등엔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라고 명시했습니다. 성범죄 사건이든 살인 사건이든 또는 흉악 사건의 피고인일지라도 그는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변호인은 무죄추정 원칙과 양심에 따라 의뢰인을 방어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성범죄 사건의 피고인을 변호했다는 것만 가지고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직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에 대해선 다른 차원의, 보다 높은 수준의, 더욱 엄격한 검증 기준이 적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성범죄는 단순한 개인 간 범죄를 넘어 사회적 약자 보호, 젠더 권력 구조, 2차 피해 문제 등과 깊이 연결된 영역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성범죄 피고인을 변론해 왔다는 사실은 입법자로서 갖춰야 할 가치관과 인식, '성인지 감수성'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듭니다. 
 
성인지 감수성은 단순히 특정 성별에 대한 호감이나 비호감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성차별과 권력 불균형을 이해하고, 피해자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더구나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입법기관입니다. 성폭력 처벌 기준, 피해자 보호 제도, 2차 피해 방지 장치 등에 관한 법을 다루는 막중한 위치에 있습니다. 김 후보의 경우 부장검사 출신,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이력에 더해 성범죄 사건을 다수 맡았다는 점까지 결합돼 논란이 확산되는 건 이런 맥락입니다.
 
국회의원 후보자가 수십건의 성범죄 사건에서 피고인을 대리하는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건 단순한 '해프닝' 차원으로만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는 게 <뉴스토마토> 편집국의 판단이었습니다. 특정 후보를 낙인찍어 일방적으로 비난하자는 차원이 아닙니다. 공직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이력과 활동을 검증하고, 장차 공직을 수행하느 데 미칠 영향 등에 관한 정보를 유권자에게 알리자는 의미입니다. 김 후보 역시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사건을 수임했는지, 성범죄 피해자 보호와 관련된 인식은 무엇인지, 향후 입법 활동에서 어떤 방향을 지향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합니다.
 
최병호 뉴스토마토 공동체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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