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광주=송정은·동지훈 기자] "12월3일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은 오월의 질문이었다.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힘은 오직 주권자의 간절한 열망과 실천으로부터 나온다." 18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거듭 약속했습니다. 계엄으로 위태로웠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정신을 우리 사회에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제46주기인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기념광장에서 열린 5·18 제46주년 정부기념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후의 항쟁' 전남도청 앞…"2024년에도 계엄군 막아"
5·18 민주화운동으로부터 46년. 올해 5·18 기념식은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최후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에서 열렸습니다.
2019년 복원을 시작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이 정식 개관함에 따라, 당시 광주가 보여준 연대와 희생을 기억하고 이를 실천해 가자는 뜻인데요. 옛 전남도청 앞 광장은 당시 시민들이 광장 분수대를 연단 삼아 집회를 열었던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또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섰던 최후의 항쟁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번 기념식에는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비롯해 정청래 민주당·장동혁 국민의힘·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5·18 유공자와 유족 등 3000여명이 자리했습니다. 이날 국기에 대한 경례문은 1980년 5월27일 새벽 도청에서 마지막 가두방송을 했던 박영순씨가 낭독했습니다. 기념식 직후 박씨를 만난 이 대통령은 지난 2024년 12월3일 밤, 당대표로서 자신도 사실상 '가두방송'을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념식 기념사는 취임 후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이 낭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다시 태어난 오월의 영령들이 2024년 12월3일 밤, 오늘의 산 자들을 구했다"며 "분연히 떨쳐 일어나 계엄군에 맞섰던 80년 오월의 광주 시민들처럼, 2024년 위대한 대한국민들도 무장한 계엄군들을 맨몸으로 막아냈다"고 했습니다.
이어 "저절로 오는 민주주의도, 저절로 지켜지는 민주주의도 없다"며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힘은 오직 주권자의 간절한 열망과 실천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번 뼈저리게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되새겼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5·18 정신이 반드시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대한민국 헌법 위에 당당하게 새겨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노무현, 재임 기간 내내 '참석'…보수정권은 '의미 퇴색' 시도
5·18 민주화운동은 1997년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찾아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하지만 의미가 퇴색되는 시기도 겪어야 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집권 3년 차였던 2000년 당시 20주년 기념식에 한 차례 참석했습니다. 대신 김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5년 내내 5·18 기념식을 찾아 오월 영령의 넋을 기렸습니다.
보수 정부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에만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남은 임기 4년 동안 조화만 보냈고, 박 전 대통령도 탄핵 전까지 3년 동안 연속 불참했습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집권 2년 차인 2009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식순에서 뺏고 식전 합창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2011년부터는 합창단과 원하는 사람만 따라 부를 수 있게 변경됐지만 갈등은 지속됐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총 3차례 기념식을 찾았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불참은 지방선거를 앞뒀던 시기라는 점과 한·미 정상회담 준비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윤석열씨는 재임 기간 중 3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했고, 보수 정권 최초로 5·18 유족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으로 입장했습니다.
하지만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놨던 5·18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고, 기념사에서는 "자유민주주의 위협 세력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계엄군에 맞섰던 5·18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기념사에서 밝힌 내용이 결국 2024년 12·3 내란으로 이어진 비극이기도 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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