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CU 매장에서 배달원이 편의점 배달 주문 상품을 픽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편의점이 퀵커머스 배달 거점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본사는 성장 지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현장 점주들 사이에서는 "전체 매출은 늘어도 남는 게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GS25와 CU는 19일부터 쿠팡이츠와 손잡고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CU는 서울·경기·인천·광주·부산 등 주요 지역 약 7500개 점포, GS25는 서울·경기 및 6대 광역시 일부 지역 내 약 1000개 점포에서 심야 배달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본사 성장 지표는 가파릅니다. GS25의 퀵커머스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75.4%, 2025년 64.3%, 2026년 1분기에는 79.5% 증가했습니다. 심야 배달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GS25가 지난해 11월부터 약 2500개 점포에서 새벽 3시까지 심야 배달을 운영한 결과, 해당 점포의 오후 10시부터 새벽 3시 배달 매출은 반년 새 42.7% 늘었습니다. CU 역시 올해 1월부터 4월 퀵커머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1.6%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국내 식료품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4조7000억원에서 2030년 6조4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퀵커머스 성장세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정열 GS가맹점협의회 회장은 "배달로만 한 달에 50만~60만원 매출이 나오는 점포가 있는가 하면, 하루에 한 건도 안 들어오는 점포도 있다"며 점포별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뻥매출'이라는 말도 나온다. 매출은 찍히지만 실제 남는 돈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배달 주문이 늘어도 플랫폼 중개수수료와 추가 인건비, 운영비 부담이 커 점주가 체감하는 수익성은 낮다는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점주들이 퀵커머스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김 회장은 "사람들이 계속 놓지 못하는 이유는 부수입 정도로 생각하고, 그렇게라도 매출을 내고 싶기 때문이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퀵커머스 참여는 의무 사항은 아닙니다. 배달 플랫폼이 라이더 동선을 고려해 배달 가능 점포를 지정하고, 점주가 참여 의사를 밝히는 방식입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안 하면 뒤처질 수 있다'는 압박감이 사실상 참여를 강제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현장에서는 퀵커머스 확대 이전부터 누적된 수익 압박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심상백 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아도 월 인건비가 650만~700만원 수준"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지방 점포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김 회장은 "강원도 홍천, 여주 같은 지역에는 하루 100만원도 못 파는 점포가 많다"며 "아르바이트를 쓰면 주휴수당 포함 시간당 1만3000원 수준까지 부담해야 해 점주가 직접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최저임금과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결국 점주가 직접 장시간 노동을 떠안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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