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결실”…삼성전기, 1.5조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계약 체결
MLCC 기술력 바탕 대형 수주 결실
2026-05-20 15:33:46 2026-05-20 15:33:4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기가 글로벌 대형기업을 대상으로 약 1조5570억원 규모의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공시했습니다. 실리콘 캐패시터 사업에서 거둔 첫 대규모 성과로, 삼성전기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모습입니다.
 
삼성전기의 실리콘 캐패시터. (사진=삼성전기)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형 기업에게 내년부터 2028년까지 2년간 실리콘 캐패시터를 공급하게 됐습니다. 계약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계약상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해당 글로벌 대형기업을 북미 빅테크 기업 중 한 곳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초소형·고성능 캐패시터입니다.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탑재돼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기존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대비 저항(ESL/ESR)이 100배 이상 낮아 고성능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신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리콘 웨이퍼 기반의 초박형 구조로 설계되어 고밀도 집적화가 가능하고, 고전압·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도체 패키지의 면적과 두께를 더 얇게 설계할 수 있고,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제작된 제품이라 두께가 굉장히 얇다”면서 “기존 MLCC가 반도체 주변에 붙었다면, 실리콘 캐패시터는 반도체 바로 밑에 붙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AI 반도체는 처리할 데이터의 양이 급증하며 전력 소모량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AI 서버용 패키지는 일반 PC용 대비 고면적·고적층 구조를 이루고 있어 전력 공급 안정성과 신호 무결성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여겨집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순간적인 전력 변동에도 성능 저하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탓에 반도체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노이즈(신호간섭)를 제거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실리콘 캐패시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리콘 캐패시터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고객사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 소수 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전기는 ‘CES 2024’에서 회사의 미래 기술 개발 비전인 ‘Mi-RAE'(미래)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실리콘 캐패시터 등 신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후 기존 MLCC와 패키지 기판 사업에서 쌓아온 초미세 공정 역량을 토대로 AI 반도체 핵심 공급망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삼성전기는 이번 대규모 계약을 발판 삼아 AI 서버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 모바일 등 고성능 컴퓨팅 분야로 공급처를 다변화할 방침입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AI 시대 핵심 부품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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