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고문 “‘딥테크 기반 제조 강국’ 장점 살려야”
빅테크 투자 축소·중국 굴기 우려
2026-05-18 19:26:14 2026-05-18 19:26:14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해지는 가운데 한국 첨단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선 ‘딥테크 기반 제조 강국’이라는 한국의 고유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2028년 이후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둔화와 중국의 기술 굴기로 K메모리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이 1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한림공학원(NAEK) 주관으로 열린 ‘제285회 NAEK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명신 기자)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은 1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한림공학원(NAEK) 주관으로 열린 ‘제285회 NAEK 포럼’에서 메모리 시장에 대해 “올해 우리나라 메모리는 굉장히 좋고 내년에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면서도 “2027년, 특히 2028년은 조심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메모리에 투입되는 웨이퍼는 2028년까지 월 100만장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의 40~4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경 고문은 향후 메모리 시장의 위기 요인에 대해 “빅테크들의 설비투자(CAPEX)가 현금흐름을 초과하는 흐름이 생기고 있어, 2028년에도 투자 대비 회수가 낮다면 결국 투자를 축소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외에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 구조가 장기적으로 다양한 맞춤형 AI 가속기(XPU) 체제로 분산될 가능성도 짚었습니다.
 
아울러 중국이 정부 주도의 장기 정책으로 기술 굴기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았습니다. 경 고문은 “중국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제조업, 교역, 데이터, AI 특허 수 등에서 1등 국가가 됐다”며 “2024년 중국의 R&D가 한국의 예산과 유사한 수준으로, 2035년까지 이를 지속적으로 늘린다면, 중국과 미국의 R&D 액수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민관학을 연결한 1~2년(1단), 3~10년(2단), 10년 이상(3단) 단위의 ‘3단 R&D 체제’를 병행해 미래 성장 엔진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 고문은 “3단 R&D 체제를 통해 굉장히 많은 돈이 투자되고, 인재가 양성되고 있다”면서 “특히 1단 R&D보다 2단, 3단 R&D의 증가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이 걱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생태계 진영이 나눠진 상황에서, 한국은 양자 택일의 압박에 직면할 위험이 높다는 게 경 고문의 우려입니다. 특히 하드웨어 대비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취약하고, 독자 생태계 구축이 미비한 만큼 구조적인 취약성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경 고문은 “우리가 잘하는 분야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게 바로 ‘딥테크 기반의 제조 강국’이고, 이 영역을 지속적으로 더 발굴해야 한다”며 “국방, 보안 등 필수적인 영역에서 소버린 AI를 발전시키고, 그 외에는 과감히 미국의 앞선 기술을 채용해 우리나라의 딥테크 기술을 극한까지 발전시키는 게 길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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