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KB증권, '책임형 IB' 시험대…PF 수익 뒤 부실 부담
대규모 증자로 실탄 확보…홈플러스 영등포 직접투자 추진
부동산금융 축소에도 요주의이하자산은 PF에 집중
NCR 규제 강화 속 자본효율·리스크 관리 동시 과제
2026-05-22 06:00:00 2026-05-2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0일 15: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KB증권이 올해 초 단행된 대규모 자본 확충을 발판 삼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주관·중개 중심의 투자은행(IB) 업무를 넘어 자기자본을 함께 투입하는 '책임형 IB'로 외연을 넓히는 모습이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부실 자산의 상당 부분이 PF에 집중돼 있어, 수익성 확대와 건전성 관리가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KB증권)
 
7000억 유상증자로 실탄 확보…IB 부문 투자 확대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은 7조8669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8890억원) 대비 1조원 가량 증가했다. 연결 기준 순자본비율(NCR) 역시 지난해 말 1442.1%에서 올해 1분기 2184.06%까지 대폭 상승했다. 지난 2월 KB금융지주가 참여한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자본 확충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자본 확충은 KB증권의 사업 확장 여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증권업은 자기자본 규모가 신용공여, 발행어음, 기업금융 투자 한도와 직결된다. 특히 부동산금융이나 인수금융처럼 위험가중자산을 수반하는 사업은 자본 여력이 충분해야 선별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서울 문래역 인근 홈플러스 영등포점 부지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KB증권은 이달 중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직접 설립하고, 7월 브릿지론 조달을 거쳐 500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통적인 PF 주관 업무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 같은 직접 투자 방식은 사업 지분 참여를 통해 우량 사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할 경우 대규모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KB증권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는 2023년 6.9%, 2024년 8.8%, 2025년 말 9.3%까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고수익 뒤에 숨은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
 
다만 직접 투자 확대는 필연적으로 리스크 부담을 키운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부지 개발처럼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인허가 절차가 수반되는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 일정이 지연되면 초기 투입된 자기자본이 장기간 묶이는 '자본 정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본PF 전환 이전 단계에서 금융시장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 브릿지론 차환 부담이 고스란히 증권사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 투자 구조에서는 사업 리스크의 상당 부분을 자체 부담해야 하므로, 이 같은 개발 지연 우려는 곧바로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KB증권의 부실 자산 규모는 이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증권의 2025년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은 282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1166억원)에서 2024년(1352억원) 수준에서 부실 자산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불어났다. 고정이하자산이란 금융회사가 보유한 총 여신 중 건전성이 떨어지는 부실자산을 의미한다.
 
전체 여신성자산 대비 고정이하자산비율 역시 2023년 말 0.7%에서 2024년 말 0.82%, 2025년 말 1.38%까지 상승했다. 최근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위험노출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채무보증 규모는 2024년 5조232억원에서 2025년 말 4조4936억원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매입확약 규모가 2025년 말 기준 2조3413억원으로 전체 채무보증의 가장 큰 비중(52.1%)을 차지하고 있다. 
 
매입확약이란 시행사가 PF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거나 자금 조달이 막힐 경우 증권사가 해당 채권이나 대출을 대신 떠안겠다고 약정하는 형태의 신용보강 계약이다. 매입확약 규모는 2023년 2조7641억원, 2024년 3조2917억원으로 전체 우발채무 중 매년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PF 자산이나 유동화증권이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소화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이를 직접 인수해야 하는 매입보장약정 규모 역시 2024년 8241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2598억원으로 증가해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요주의이하자산 자체는 2024년 1조1083억원에서 지난해 8128억원으로 줄었지만, 이 중 부동산 PF 자산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포트폴리오의 부동산 편중 심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내부적인 자금 조달 부담도 상존한다. KB증권의 차입부채는 2023년 38조2306억원, 2024년 41조889억원에서 2025년 말 46조4709억원까지 치솟으며 불어났다.
 
외부 규제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중동 사태 여파로 인한 고금리 장기화, 건설비 상승 등 영향이 나타는 상황인데다가 부동산 PF 등 구조화금융의 경우에도 PF 규제 심화도 한층 촘촘해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시 NCR 위험값은 사업 진행 단계와 LTV 등 실질 위험수준에 맞춰 대폭 강화된다.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의 경우 고LTV(60% 초과) 시 위험값이 무려 90%까지 적용되어 자본 부담이 극대화된다. 아울러 채무보증뿐만 아니라 대출, 펀드 등 모든 형태의 부동산 투자를 포괄하는 '부동산 총 투자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한도 내에서 관리하도록 규율한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이 이번에 확충된 자본을 기반으로 부동산 직접 투자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주관을 넘어 자기자본을 직접 투입하는 '책임형 금융 구조'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사업성과 입지, 분양 가능성 등을 철저하게 검증한 우량 사업에 선별적으로 접근해 추가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동산 직접 에쿼티 투자는 우량 자산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참여해 추가적인 수익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PFV 설립과 단계별 자금 조달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으며, NCR와 유동성 지표에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한 모니터링 체계 아래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