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사 7월 가격 동결…국내 덮치는 ‘밀어내기’ 공포
얼어붙은 수요에 여름 비수기 겹쳐
중국 상업 창고 악성 재고 포화 상태
저가 중국산 유입 우려…수익성 비상
2026-06-15 14:12:44 2026-06-15 14:33:20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전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 주요 철강사들이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제품 가격 동결에 나서면서 국내 철강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얼어붙은 수요에 여름 비수기까지 겹쳐 중국 내 상업 창고에 악성 재고가 쌓이는 가운데, 남아도는 물량이 국내로 대거 유입될 수 있어서입니다. 국내 건설 현장마저 레미콘 파업으로 멈추면서 국내 철강사들은 수익성 악화 위기에 처했습니다.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사진=연합뉴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바오산강철은 7월 국내 주요 판재류 가격을 대부분 동결했습니다. 안산강철과 벤강 스틸 플레이트 등 현지 주요 철강사들도 7월 전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바오산강철은 앞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열연 가격을 총 500위안 올렸으나 7월을 앞두고 인상 기조를 멈췄습니다. 코크스 등 원료 가격 상승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수요가 둔화하고 재고가 늘어난 데 따른 조치입니다.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단가를 올리면 판매망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철강 시장은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며 침체가 가속화하는 양상입니다. 통상 여름철은 장마와 폭염 등으로 야외 건설 현장 조업이 줄어들고, 자동차와 가전 등 주요 전방산업 공장들의 휴가가 겹쳐 철강 수요가 급감하는 비수기로 꼽힙니다. 수요 부진 속에 열연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상업 창고 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철강사들이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시황 부진 속 철강제품 간 양극화 현상도 뚜렷해졌습니다. 열연과 냉연 등 전체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범용 철강재 가격은 모두 제자리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 등으로 전력 인프라 수요가 몰린 방향성 전기강판 가격은 톤당 300위안 추가 인상됐습니다.
 
중국 철강 생산공장. (사진=연합뉴스)
 
중국 내 악성 재고 증가는 국내 주요 철강업체에 타격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중국 유통가격이 4주 연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현지 시장이 소화하지 못한 저가 철강재가 한국 등 해외시장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갈 곳 잃은 헐값 중국산 물량이 대거 유입될 경우, 국내 유통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 철강 시장은 수도권 레미콘 파업 직격탄을 맞아 수요가 증발하는 한파를 겪고 있습니다. 수도권 전국레미콘운송노조가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8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대형 건설 현장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수도권 25개 대형 건설사 117개 현장에서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약 16만㎥ 물량의 타설이 지연됐습니다. 건물의 뼈대 역할을 하는 철근과 H형강 수요도 일순간에 멈춰 서며 본격적인 여름 비수기에 진입하기도 전에 핵심 전방산업이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현장 마비 여파로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고장력 제품 기준 톤당 87만~88만원 중심 가격을 형성하며 전주 대비 5000원 떨어졌습니다. 올해 들어 줄곧 오름세를 보이던 국내산 철근 유통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처음입니다. 중소형 H형강 국내산 유통가격 역시 톤당 116만원 수준으로 전주보다 1만원 하락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철강사가 원가 상승 압박을 반영해 가격을 인상한다고 나섰지만 시장 반응이 냉랭해 인상분이 반영될지 미지수”라며 “내수마저 얼어붙은 상황이라 향후 중국산 수입재 유입 동향 등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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