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에 12년 만의 재진입을 노립니다. 정부가 자본시장 접근성 개선에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7월 예정인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을 MSCI가 얼마나 선제적으로 인정해 줄지가 최대 변수로 꼽힙니다. 편입 시 패시브 자금이 오히려 순유출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실익을 둘러싼 시각도 엇갈립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오전 5시30분 MSCI가 발표하는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리뷰'를 통해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등재 여부가 결정됩니다.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지 12년 만의 재도전입니다.
편입 핵심 변수로는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이 꼽힙니다. MSCI가 가장 오래 지적해 온 사안인데, 실제 국내 시행은 7월 이후이기 때문입니다. MSCI가 '모든 개혁이 완전히 시행되고 시장 참여자들이 효과를 평가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을 때 재분류를 협의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온 만큼, 시행 전 정부 의지를 선제적으로 인정해 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입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60% 이상 확률로 긍정적 결과를 예상한다"며 "작년에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외국인 외환시장 자유화는 완전 이행 수준은 아니지만 7월 외환 24시간 개장이 예정된 점을 고려할 때 평가 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이재명정부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올해 1월부터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가동해 왔습니다. 영문 공시 확대, 선진 배당 절차 확산 등 8대 분야 과제를 제시하고 대부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속도를 냈습니다. 특히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도입으로 거버넌스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과거 발목을 잡았던 공매도 규제 역시 작년 재개 이후 MSCI 평가가 '미흡'에서 '보통'으로 올라서며 감점 항목을 6개로 줄여놓은 상태입니다.
관찰대상국 등재가 가져올 중장기적 유입 효과에 대한 자본시장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종 편입 시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최소 50억달러에서 최대 360억달러 순유입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BNP파리바증권 역시 약 300억달러 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선진국 편입이 이루어지면 신흥국 전용 펀드에 묶여 있던 한국이 선진국 패시브 자금과 해외 연기금 등 더 넓은 투자자금 풀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그러나 자금 유입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의 'MSCI 선진국 편입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MSCI 신흥국 지수 내 비중 22.9%를 차지하지만, 선진국 지수로 편입될 경우 월드 지수 내 비중은 3.1%에 그칩니다. 지수를 기계적으로 복제하는 패시브 인덱스 펀드의 특성상, 신흥국 지수 추종 자금에서 210조원이 빠져나가는 반면 월드·EAFE 지수 추종 자금 유입은 182조원에 그쳐 결과적으로 29조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 순유출이 발생한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염 연구원은 "선진국 편입 시 글로벌 연기금 및 국부펀드의 전략적 자산 배분 확대가 기대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의 경우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자금 유입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실질적인 유동성 증가보다는 한국 자본시장이 선진화됐다는 증표로서의 의미가 더 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관찰대상국 등재가 이뤄지더라도 최종 선진국 지수 편입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등재 후 최소 1년의 추가 평가를 거쳐야 하고, 정식 편입 발표는 2027년 6월, 실제 편입은 2028년 6월이 가장 이른 시점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발표를 12년 숙원 첫 관문으로 보면서도 편입 그 자체보다 자본시장 접근성 개선이라는 체질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에 상승 마감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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