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드포인트 논란'에 법무부 한발 후퇴…난민생계비 일부 '현금인출' 검토
13일 간담회 개최후 '의견 수렴'…보완책도 제시해
현금인출 비율은 미정, '낮은 비율 정할까' 우려도
'온라인 사용 불가·계좌 사용기간 제한' 불씨 여전
2026-07-15 16:02:05 2026-07-15 18:20:14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법무부가 난민 신청자의 생계비를 현금이 아닌 카드 포인트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가 '일부는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난민 신청자들의 생활 양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한국 정착을 막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결국 한발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15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지난 1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난민생계비 지급 방안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이 자리엔 난민인권네트워크 참여 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9월부터 난민 신청자 생계비를 카드 포인트로 지급한다"고 알렸습니다. 은행 계좌 개설과 카드 발급이 쉽지 않은 난민 신청자의 금융기관 문턱을 낮추고, 생계비가 쓰임에 맞게 사용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법무부는 카드 포인트로 지급된 생계비는 식품류, 의류 등으로 사용을 제한하고, 유흥·사행 업종에서의 사용이나 현금 인출 및 송금 등은 엄격하게 제한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난민 신청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7일 보도한 <(단독)법무부, '카드포인트’로 난민생계비 지급 방침…난민 "월세는 어떻게 내나요?"> 기사를 통해 난민 신청자에게 사실상 유일한 소득원인 난민 생계비를 카드 포인트로 지급하면 현금 지출이 필요한 영역에선 사실상 돈을 전혀 쓰지 못하는 결과가 생긴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미지=연합뉴스)
  
실제로 2시간가량 이어진 이번 간담회에서도 이런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한국이주인권센터는 난민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인용하며, 난민 생계비 카드 포인트 지급 방침에 관한 우려를 전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한 난민 신청자는 "할랄 식품을 구매하는 것도 걱정"이라며 "많은 할랄 식료품점, 소규모 지역 시장, 식당은 카드를 받지 않을 수 있어 필수식품 구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법무부는 간담회에서 난민 생계비를 카드 포인트로 주는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명확히 전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애초 정부는 난민 신청자가 월세 계약서를 제출하면 해당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서류 준비나 실무자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논의에서 제외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대신 난민생계비 중 일부를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생계비 가운데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고심 중인 상황입니다. 
 
문제는 법무부가 보완책을 제시했음에도 논란의 불씨가 남았다는 점입니다. 현금 인출 비율의 현실성 탓입니다. 현재 난민 생계비는 가구 규모별로 지급되는데, 1인 가구 기준 난민 신청자 생계비는 58만3400원, 2인 가구 기준으로는 97만8000원입니다. 100만원도 채 안 됩니다. 가뜩이나 낮은 생계비 중에서 주거비(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경우가 허다한데, 법무부가 지정할 현금 인출 비율이 이보다 낮을 경우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불가피한 겁니다. 
 
게다가 해당 카드로는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부분도 문제로 꼽힙니다. 값싼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과 결제가 보편화된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셈입니다. 난민 생계비 지원을 위해 개설한 계좌의 사용기간을 생계비 지급 기한(최대 6개월)으로 한정한 것 역시 난민 신청자의 금융 문턱을 낮추겠다는 정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지적입니다. 
 
한편, 법무부는 논란 속에서도 올해 8월부터 해당 정책을 예정대로 시행할 방침입니다. 올해 12월까지 기존 현금 지급과 카드 포인트 지급을 병행하되, 2027년부터는 카드 포인트 지급으로 일원화하는 방식입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