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부채비율 955%' 계양전기, 유증 축소에 재무개선 효과 '뚝'
시설투자 연계 자금 우선 배정…운영자금 49% 축소
늘어나는 차입금 부담, 부채비율 여전히 '경고등'
2026-07-30 07:30:00 2026-07-30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8일 17: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계양전기(012200)가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 조달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대폭 줄였다.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은 줄인 반면 시설자금은 그대로 유지했다. 최근 매각을 결정한 안산 공장의 생산시설을 이전하고 남은 공장들의 생산능력(CAPA)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꾸준한 현금 유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 계획보다 증자 규모가 축소되며 위험 수준에 달하는 부채 비율과 차입금으로 인한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남게 됐다.
 
(사진=계양전기 홈페이지 캡쳐)

설비투자 지키고 채무상환·운영자금 줄였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계양전기는 지난 24일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확정했다. 주당 모집 가액은 기존 4985원에서 3200원으로 낮아졌고, 모집 총액 역시 408억7700만원에서 262억4000만원 감소했다. 주가 하락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6250원이었던 주가는 발행가액 산정을 앞둔 이달 23일 4370원으로 30.1% 떨어졌고 할인율 20%가 적용됐다.
 
 
조달 금액 사용 목적을 살펴보면 기존엔 채무상환에 196억6800만원, 시설자금에 48억원, 운영자금에 164억900만원을 활용할 계획이었다. 다만 증자 규모 축소로 채무상환 자금과 운영자금을 각각 33.9%, 48.6% 줄였다.
 
반면 시설자금은 그대로 유지했다. 현재 천안 공장과 중국 소주 공장의 가동률이 90%를 초과 가동되고 있어 생산설비 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계양전기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줄이기보다 차입금 상환 속도를 늦추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전장품 설비인 권선 설비 및 생산효율 개선을 위한 유틸리티 설비를 증설하고 로보틱스 관련 DnL, PnD 설비에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에 해외 시장 대응력 및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운영하던 안산 공장은 매각을 결정했다.
 
올해 5월부터는 생산을 중단하고 소주 공장, 천안공장, 외주 생산업체로 생산설비를 이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천안공장 2동 2층을 추가로 증축하고 전장품 설비를 투입했으며, 설비 투입을 위한 공간을 확보해 내년 상반기 이전한다는 설명이다.
 
차입금 쌓이며 내년 상환 금액 '757억원' 달해
 
그러나 이 설비투자에서 필요한 현금은 대부분 외부 차입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계양전기의 부채 총계는 2023년 1117억원에서 지난해 1996억원으로 뛰어올랐고, 올해 1분기엔 2131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중 대부분이 장·단기 차입금으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922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한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955.2%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목적용 기계의 산업평균 부채비율은 88.7% 수준이다. 기업은 유상증자 후엔 부채비율이 432.7%로 낮아질 거라 예상했으나 여전히 평균을 크게 웃돈다.
 
계양전기가 공개한 차입금 관리 및 상환계획을 살펴보면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 7곳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은 총 728억원에 달한다. 대부분 상환 대신 만기연장을 택했다. 산업은행과 계양전기제일차유한회사에서 빌린 장기차입금은 250억원 규모다.
 
올해 하반기에 상환할 계획인 차입금은 186억원이며, 내년은 782억원을 갚아야 한다. 올해 1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4억원 수준으로, 유상증자 채무상환 자금(130억원)을 더해도 올해 상환 역시 턱걸이로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증자 축소까지 맞물리며 차입금을 줄이려던 전략도 틀어졌다. 원래는 자금 조달을 통해 100억원 규모의 KB증권 브리지론과 1금융권 및 ABL 차입금 총 97억원을 상환하고자 했다. 브리지론 역시 시설자금에 대한 일부 지급을 위해 차입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채무상환 자금이 130억원으로 줄며 브리지론과 1금융권 차입금 일부인 30억원만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ABL 차입금 67억원은 차입을 유지한다. 다만 ABL 차입금은 이자율이 6.6%로 높고 원리금 균등 상환구조를 띠고 있어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
 
계양전기가 내야 하는 이자비용은 이미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금융비용은 13억원으로 이중 이자비용만 11억원에 달한다. 이자보상배율은 -1.68배 수준으로 이자비용 갚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최종 발행가 변수…운영자금 추가 축소 우려
 
문제는 다음달 31일에 결정되는 확정가액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유상증자 모집 규모는 한차례 더 축소될 수 있다. 구주주 청약을 앞두고 다시 계산하는 2차 발행가액과 비교해 원칙적으로 더 낮은 금액이 최종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자금 집행 순위상 운영자금은 가장 뒤에 배정돼 있다. 최종 발행가액 하락으로 조달액이 더 줄면 운영자금이 추가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절반이나 줄인 운영자금을 더 절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계양전기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의 59.7%(577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원재료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번에 조달하는 운영자금도 전장 및 로보틱스 부품 구입 목적으로 사용된다.
 
만일 설비 확대를 통해 공장 생산능력을 늘리더라도 원재료를 추가 매입할 수 없다면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계양전기는 보고서에 '공모자금이 예상 대비 감소할 경우 자체 보유 현금 및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다만 이미 재무가 악화된 상황에서 본업 성과와 현금 창출력 개선 같은 자구안 마련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계양전기의 실적은 올해 들어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9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폭을 줄였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3억원 플러스 전환했다.
 
계양전기 측에 유상증자 규모 축소 시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문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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