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 “메모리 공급 넘어 고부가가치 확보해야”
“메모리·첨단 제조 경쟁력 전략자산으로”
“글로벌 AI 설계 참여·서비스 축적해야”
2026-08-23 12:37:13 2026-08-23 12:37:13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경쟁에서 한국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제조 경쟁력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다만 지금의 산업적 우위가 영구히 이어지진 않는 만큼, 단순 부품·인프라 공급을 넘어 글로벌 AI 설계 과정에 참여하고 AI가 창출하는 고부가가치를 국내에 축적하는 국가가 돼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지난달 30일 최종현학술원과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가 공동 개최한 ‘에이전트 AI 시대 신 국가안보: 글로벌 기술 패권과 한국’ 라운드테이블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최종현학술원)
 
23일 최종현학술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유에서 운용으로: 에이전트 AI 시대의 국가안보와 소버린 AI 2.0’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30일 최종현학술원이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과 공동 개최한 ‘에이전트 AI 시대 신국가안보: 글로벌 기술 패권과 한국’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서비서관은 에이전트 AI 상용화가 확대될수록 더 많은 기기에 AI 에이전트가 탑재되면서, 저전력 D램(LPDDR) 등 D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생성형 AI의 중심축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대되면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략적 가치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연산을 위해 이른바 ‘토큰 팩토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전력 확보와 민원·규제 등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약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다만 현재의 산업적 우위가 영구적으로 이어지진 않는 만큼, 단순한 부품·인프라 공급자로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한국이 ‘AI 산업의 원자재 공급자’를 목표로 둘 경우, AI가 만들어내는 더 큰 부가가치를 해외 기업들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메모리와 첨단 제조, 데이터센터를 지렛대로 글로벌 AI 기술과 서비스의 설계 과정에 참여하고, AI가 창출하는 지식·서비스 등 고부가가치를 국내에 축적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소버린 AI 전략이 독자 모델 확보를 넘어 접근 주권과 운용 주권을 중심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접근 주권은 필요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운용 주권은 특정 모델이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대체 체계로 전환해 핵심 기능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모든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소유하는 기술 자급자족의 개념이 아니라, 외부와 긴밀히 연결되면서도 외부 환경 변화나 특정 기업, 또는 국가의 결정으로 국가 핵심 기능이 마비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총괄은 미국의 AI 관련 통제 정책에 대해 기존에는 반도체 등 물리적 재화의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에서 앞으로는 AI 모델과 서비스를 누가 이용할 수 있는지를 통제하는 ‘접근권’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소버린 AI 2.0은 소버린 AI의 개념을 단순한 기술·모델의 보유에서 운용 역량과 규범 설계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규범 형성 과정의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필요한 역량과 경험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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