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4일 열립니다. 국정감사보다 더 주목받는, 정기국회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입니다.
김 후보자의 지명 직후부터 '친윤(친윤석열) 검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범여권 내에서도 검찰 개혁 강경파 일부가 반대하며 잡음이 이어졌고, 갈등은 이들과 청와대가 맞서는 구도로 번졌습니다. 최근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 후보자를 공개 저격해 온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항명 파동으로까지 비화됐습니다. 이번 청문회가 여권 내홍의 갈림길이 될 전망입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들어서며 후보자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대 중수청장 후보에 검찰 출신 지명
중수청은 지난 2일 수장 없이 개문발차했습니다. 중수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여권 내홍이 극단으로 치달았기 때문입니다. 후보추천위가 올린 4명 가운데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검찰 출신인 김 후보자를 지난달 7일 대통령에게 제청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개혁의 상징과도 같은 중수청의 초대 수장에 검사 출신이이 맞느냐는 반발이 곧바로 나왔습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추가 검증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지명 24일 만인 지난 2일에야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청문회 쟁점 크게 네 가지…'친윤' 검증 우선
핵심 쟁점은 '친윤·반윤' 프레임입니다. 강경파는 김 후보자를 친윤 검사이자 검찰주의자로 규정합니다. 김 후보자 측은 대검 형사부장 시절 윤석열씨 장모 최은순씨의 모해위증 사건 불기소 처분을 재검토해 재수사를 지휘했고,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 인사에서 좌천된 이력을 들어 친윤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다만 이 사건은 추가 수사 결과와 임박한 공소시효를 종합해 결국 불기소 의견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청문회에서 이 대목도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는 윤씨 징계 반대 집단행동입니다. 김 후보자는 2020년 윤씨(당시 검찰총장)의 직무정지·징계 청구를 비판하는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행안부와 김 후보자 측은 윤씨의 행위를 옹호한 것이 아니라 징계 절차의 일부 부적정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설득력은 약하다는 지적입니다.
셋째는 '검수완박(수사·기소 완전 분리)' 반대 이력과 수사·기소 분리 철학입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4월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법안에 반대하는 브리핑을 했고, 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내놨습니다. 김 후보자 측은 수사·기소 분리 자체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했던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넷째는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과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채널A·한동훈 사건의 처리 과정입니다. 김 후보자가 정진웅 사건 때 서울고검 차장으로 기소 지휘 라인에 있었던 것은 정부도 인정했습니다. 다만 행안부는 후보자가 기소 논의에서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고, 최종 결정권자도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학의 출금 사건은 기소된 4명 중 3명이 후보자가 대검 형사부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기소됐고,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건은 논의에 참여했지만 반대했다는 것이 해명의 골자입니다. 채널A 사건 포렌식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 과학수사부 소관이어서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도어스테핑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경파 "친윤·검찰주의자" vs 대통령 "내부 공격이 더 문제"
김지용 반대에 가장 앞장선 인물은 추미애 경기지사입니다. 추 지사는 김 후보자가 친윤·검찰주의자라며 SNS를 통해 연일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지난달 16일에는 3000자 분량의 글로 김 후보자를 나치 전범 아이히만과 '밀정'에 빗대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김 후보자가 '결정권자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던 아이히만을 연상시킨다는 취지였습니다. 검찰 개혁 강경파로 꼽히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줄곧 지명 철회를 촉구했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 중입니다.
비판이 줄지 않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섰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X(옛 트위터)에 "순수한 급진성도 문제겠지만,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 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 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을 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직격했습니다. 대통령 인사권마저 흔드려하자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청와대 기류도 전해졌습니다.
갈등은 감찰로 번졌습니다. 윤 장관은 지난 11일 임은정 청장의 언행을 정치 행위로 규정하며 지휘권을 발동해 감찰을 지시했습니다. 임 청장은 지난 9월부터 김 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과거 김 후보자의 대검 감찰1과장 시절 사건 처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습니다. 임 청장은 같은 날 "1호 감찰 대상이 된 것이 안타깝고 서글프다"면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잘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에 대해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은 SNS로 경고장을 날리고 정부는 감찰 카드까지 꺼냈다며 여권을 '콩가루 집안'에 빗댔고, 개혁신당도 검찰 개혁이 밥그릇 싸움과 SNS 저격전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수청이 '중구난방수사청'이 돼가고 있다", "정권 말기 현상"이라고 한껏 비꼬았습니다.
청문회로 끝나지 않는다…여당 행안위원도 '송곳 검증' 예고
청문회가 열려도 갈등이 쉽게 봉합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당에서 제어를 할 때도 됐다며 경고장을 날렸지만, 강경파가 얼마나 물러설지는 미지수입니다.
여당 내 검증 의지 또한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찰 공무원일 때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 의사를 굉장히 강력히 내비쳤는데 청문회에서 이 부분을 짚겠다"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청와대는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어떻게 소명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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